‘안어벙’ 안상태(28)가 22일 녹화를 끝으로 KBS2 ‘개그콘서트’(일 오후 8시 55분) 무대와 작별한다. 안상태는 지난해 9월 개그콘서트 ‘깜빡 홈쇼핑’ 코너에서 2 대 8 가르마와 꽉 끼는 양복을 입은 홈쇼핑 쇼호스트 ‘안어벙’으로 등장해 “한번 푹 빠져봅시다”, “녹아듭니다” 등 특유의 말투를 유행시켰다. 그에게 돌아온 영광은 2004년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최우수코너상.
“소중한 친구를 보내는 기분이에요. 솔직히 말해 집에서 거울 보며 2 대 8 가르마 타고 게슴츠레 눈을 뜨면 바로 안어벙이 튀어나오긴 하지만….(웃음) 친구를 보낸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더라고요. 개그콘서트의 안어벙은 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으니까요.”
그는 마지막 녹화를 앞두고 팬들이 꽃다발을 전달하고 앞쪽에 앉아 플래카드를 들고 환송해 줘서 기뻤지만 한편으론 낯선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작년엔 이 코너가 어떤 반응을 얻을까 고민이 많았고 긴장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녹화를 마무리하는데 처음 하는 기분이 들어 가슴이 다 쿵쿵거렸습니다.”
안상태는 7월 7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탑아트홀에서 ‘안어벙, 안상태로 돌아오다’란 테마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개그콘서트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마음의 고향인 대학로에서 공연하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1999∼2001년 길거리를 누비며 개그 공연을 했고 2002년부터는 대학로 소극장에서 실력을 연마했다. 전자공학도(단국대)인 그가 안어벙이 된 이유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자신을 바꾸려 한 것. 안어벙과 작별을 준비하는 안상태는 어느덧 자신감에 차 있었다.
“개그를 선택한 건…백도 없고 얼굴도 안 되고…무엇보다 웃기는 걸 좋아한 것 같아요. 안어벙은 저의 한 부분으로 간직하고 앞으로는 한 사람이 다양한 인물로 변신하면서 연기하는 캐릭터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공연 내용을 묻자 힙합 퍼포먼스 등 여러 아이템을 이야기하는데 불현듯 안어벙이 튀어나온다.
“아∼ 이거 너무 거창하게 말했다. 사람들이 (보고) 실망하면 큰일인데. 걱정된다. 사실 팬들을 위해 안어벙 모습도 공연에서 보여 드릴 겁니다. 빠져봅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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