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와타 스님, 4번째 사죄 순례-단식 나서

  • 입력 2005년 6월 28일 03시 03분


이와타 루조 스님이 일본의 과거행적을 사죄하는 뜻에서 ‘한국일주 사죄 순례’에 나섰다. 부산=최재호 기자
이와타 루조 스님이 일본의 과거행적을 사죄하는 뜻에서 ‘한국일주 사죄 순례’에 나섰다. 부산=최재호 기자
“한국이 광복을 맞은 지 60년이 된 지금도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습니다.”

일본 신텐(神泉) 시 잔묘호지(山妙法寺)의 이와타 루조(巖田隆造·69) 스님이 일본의 과거행적을 반성하고 사죄하는 뜻에서 ‘한국일주 사죄 순례’에 나섰다. 그의 사죄 순례는 2000년 이후 올해로 4번째.

이와타 스님은 순례에 앞서 “올해는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지 60년이 된 뜻 깊은 해”라며 “나와 같이 깊이 반성하는 많은 일본 사람들을 대표해 마음으로부터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에서 페리호를 타고 24일 부산에 도착한 그는 3일간 범어사에 머물며 사죄의 불공을 올렸다.

27일 부산을 출발한 그는 한 구간은 걷고 한 구간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창원∼마산∼진주∼광양∼광주∼익산∼부여∼천안∼수원∼인천을 거쳐 다음달 27일경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의 정통 승복 차림에 ‘謝罪(사죄)’라고 적힌 베 가방을 양 어깨에 멘 그는 순례 도중 대중이 모이는 곳에서 염불과 함께 과거사를 반성하는 의식도 가질 예정이다.

숙식은 선암사, 백양사, 마곡사, 수덕사 등 순례 코스에 있는 사찰에서 해결한다.

서울에 도착한 뒤에는 충남 천안시의 독립기념관을 찾아 1주일간 ‘사죄 단식기도’도 올릴 계획이다.

이와타 스님은 “최근 한일관계에 독도와 교과서 왜곡 문제가 터져 안타깝다”며 “일본과 한국이 사죄와 용서로 다시 태어나 밝은 미래로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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