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선=어제 한 음악회장에서 인사만 나누었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 아내와는 서울예고 동기 동창이시라고 들었는데요.
▽손은정=부인이신 제 친구가 제 ‘미니홈피’를 방문해 이번 협연에 대한 축하의 글을 남겼어요.(웃음) 성 선생님은 뉴욕 신포니에타 음악감독 활동 외에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 오케스트라도 지휘하고 계시죠. 장래 대가로 커 나갈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어깨가 무거우시겠어요.
▽성=정명훈 선생도 거쳤던 직책이죠. 재능 있는 학생들이 처음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발견하게 될 시기라 책임감을 느낍니다. 손 선생님은 프라하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 일급 악단들과 협연하고, 솔리스트 활동과 실내악 활동도 꾸준히 해 나가고 계신데….
▽손=욕심이 많기 때문인가 봐요. 다른 개성의 예술가들과 앙상블을 이루는 것이 즐겁고, 성악가들의 반주를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을 줍니다.
▽성=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지만 이번 교향악축제 협연자 오디션이 없었다면 이런 무대를 만들기 어려웠겠죠.
▽손=해외에서 나름대로 주목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연주가가 많지만 고국 무대에 서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에요. 젊은 연주가들과 고국 팬들을 연결시켜주는, 서로가 행복한 시도라고 느껴집니다.
▽성=이번 협연곡이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이고, 메인 프로그램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입니다만, ‘황제’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3, 4번 협주곡에 비해 구성이 느슨하다”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손=그만큼 다양한 면모를 갖고 있다는 장점도 있는 곡이죠. 3악장의 활달한 도약에는 심지어 모든 걱정을 벗어버린 왈츠의 감각도 나타나고요.
▽성=확실히 만년의 베토벤은 형식미의 구속을 벗어난 느낌이 있습니다. 저도 그 점에 공감하고 있으니 좋은 협연무대를 위한 토대가 마련된 셈이죠.(웃음)
▽손=힘을 합쳐 관객들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연습실에서 뵙겠습니다.
성 씨는 커티스 음악원에서 지휘를 전공한 뒤 1991년 포르투갈 국제 청년지휘자 콩쿠르에서 2등상을 수상했고 1999∼2000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인 다니엘 바렌보임 아래 수습지휘자로 활동했다.
손 씨는 피바디 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으며 미국 워싱턴을 중심으로 솔리스트 활동과 실내악, 교향악 협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1만∼3만 원. 02-580-130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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