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자연과 어울려 놀다가 자연으로 작품 만들고…

  • 입력 2005년 7월 1일 03시 11분



여름은 아이들이 자연과 가장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계절.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마음을 열고 자연을 숨쉰다.

여기에 미술이라도 배운다면? 자연미술가들은 자연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면 그것이 바로 미술이라고 설명한다.

자연미술가 단체인 야투그룹 회원이자 ‘예술가와 함께하는 자연미술여행’ 저자인 김해심 씨는 “인근 공원이나 산에서도 자연을 관찰하고 풀잎이나 나뭇잎으로 작품을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김 씨가 제안한 ‘만물일화’(萬物一花·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의 꽃과 같다는 의미)는 아이들이 나뭇잎으로 간단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것. 산책길에 주워온 나뭇잎이나 풀잎을 비슷한 종류끼리 차례차례 놓아 꽃 모양으로 만든다.

아이들은 이 작업을 해보는 동안 각각의 잎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커다란 세계를 이뤄간다는 것을 체험한다. 작품이 끝나면 한가운데 돌을 놓아두고 세계의 중심이 ‘나’라는 것을 표현해 보면서 세계와 ‘나’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8일부터 9월 11일까지 코엑스 1층 특별관에서 자연조형놀이 ‘숲속놀이창고’를 여는 양경희(조형미술학원 프리두 원장) 씨도 “조형미술이란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연을 탐색하고 표현하는 자연조형미술이지만 바깥이 아닌 실내로 자연을 끌고 왔다. 140여 평의 공간은 ‘물이랑 놀자’ ‘바람이랑 놀자’ ‘흙이랑 놀자’ 등 3개 방으로 나뉘어져 아이들은 창의력과 감성을 키워주는 놀이를 통해 자연을 느끼게 된다.

‘물이랑 놀자’ 방에서는 실제로 작은 숲 사이로 시냇물이 흐른다. 시냇물 속에 발을 담그고 그릇으로 물을 떠 올린 뒤 떨어뜨리면서 갖가지 모양(물조각 하기)을 만들어 본다. 또 색깔 있는 비눗방울을 스케치북에 떨어뜨리면 판화작업(날아다니는 비눗방울 찍어보기)이 된다.

두 번째 방에서는 친구, 가족과 함께 나뭇잎 사이를 뛰어놀고 바람에 날리는 꽃잎과 맘껏 뛰어놀 수 있다. 꽃잎은 줄에 매어 있지 않은 모빌인 셈이다. 날개옷을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스크린에 ‘바람 요정의 춤’이 투사된다.

마지막 ‘흙이랑 놀자’ 방에서는 엄마 아빠와 함께 흙 속에서 뒹굴 수 있다. 작은 동산을 꾸미고 통나무로 만든 밥상 위에 흙으로 그릇과 음식을 빚는다. 또 땅속을 파면 무엇이 나올까.

공연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놀이 시간 1시간 15분. 회당 정원 40명. 입장권 2만 원. ㈜루트원과 CJ엔터테인먼트 제작. 02-516-1501. www.바투.net

서양화가 박봉택 씨는 경기 파주시 조리읍 오산리 조용한 산자락에 ‘자연미술학교’를 세웠다. 말 그대로 자연 속에서 미술을 가르치기 위한 학교다.

이곳에는 화실 도자기실 전시관 야외학습장 산책로가 있다. 실제 꽃과 나무 등을 직접 보고 느낌을 표현하도록 한 것이다. 요즘 같은 날은 산책로에서 꿈틀꿈틀하는 지렁이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박 씨는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생에게는 미술을 가르치기보다 자연을 잘 보고 느낄 수 있는 눈을 열어 준다”며 ‘아이들의 눈을 열어 주면 창의력이 보인다’는 게 교육 모토라고 소개했다. 프로그램 참가비 개인 3만 원, 단체 1만 원. 031-947-7462. www.naschool.com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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