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과 구술 준비를 시작할 때 누구나 으레 떠올리는 방법은 신문읽기다. 짬짬이 읽고 부담 없이 상식을 쌓기에는 신문만 한 매체가 없다. 그러나 신문을 만만하게 대하다가 이내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유를 물으면, 정치면은 짜증나고 국제나 경제면은 이해가 안가 못 읽겠다는 답변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신문에서 보는 6자 회담과 북핵 문제, 다국적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중국·일본과 벌이는 역사 분쟁, 이라크전쟁 이후의 미국 정책, 유럽연합(EU)의 진로 등등은 이미 그 자체가 바로 구술 문제들이다. 그러니 어렵다고 제쳐놓을 수도 없는 일이다.
신문 읽기가 어렵고 전문 용어 앞에서 주눅이 든다면 이 책을 통해 도움을 얻기 바란다. 강물이 차가울 땐 배를 타면 될 일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복잡한 국제분쟁과 국내 갈등을 유발하는 각종 정치·경제적 사건들이 산뜻하게 정리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체첸 보스니아 쿠르드족 카슈미르와 같은 이름을 들으면 곧바로 전쟁과 난민을 떠올린다. 민족, 종교, 빈부 갈등과 강대국들과의 관계, 석유자원 등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버린 곳이다. 사전 지식이 없다면 사람 이름이나 지역 이름 외우다가 상황 파악도 되기 전에 지쳐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역사적 흐름을 도표로, 분쟁의 과정을 지도에, 그리고 중요 인물들을 각주에 알맞게 배치해서 핵심 파악을 쉽게 하도록 해준다.
세계 자본과 문화 변동 추이를 보여주는 통계 수치들도 매우 재미있는 지도와 그래프로 제시된다. 만약 국내총생산(GDP)을 면적으로 환산하여 지도를 그려 본다면 어떨까? 미국, 일본, 유럽은 거대한 대륙이 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체를 다 합해도 조그마한 섬나라가 된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면 그 자체로 재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별나라 얘기만 같았던 세계의 금융, 군사, 문화의 사건들을 구슬 꿰듯 한 흐름으로 이어보게 될 것이다. 중요한 통계 수치들은 이참에 외워두도록 하자. 친구들과 함께 신문 읽기 모임도 만들어 보자. 틈틈이 시사 쟁점을 가지고 토론을 해보는 것도 알찬 방학을 보내는 방법이 될 것이다.
권희정 상명사대부속여고 철학·논술교사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