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열기와 습기를 피해 유쾌 상쾌 통쾌의 삼쾌라고 할 만한 계절의 여왕 5월로 되돌아가자.
한국에서 출발한 홋카이도행 항공기는 3시간 만에 계절을 되돌리는 타임머신이 된다.
그 홋카이도에서도 북쪽 오호츠크 해의 아바시리를 찾았다.
북위 44도, 7월 기온은 17∼23도.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느낌마저 드는 북방의 도시 아바시리. 겨울엔 앞바다를 가득 메우는 오호츠크 해의 하얀 유빙으로, 나머지 계절에는 골프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사철 휴양지다.
올여름에는 직항 전세기가 운항되면서 우리와 더 가까워진다.》
○ 기온-바람-습도… 굿샷 위한 3박자
골퍼에겐 ‘딱 좋은 날씨’라는 게 있다. 적당한 기온과 바람, 낮은 습도다. 그런데 한여름의 아바시리는 그 조건을 두루 갖춘다.
아바시리 인근의 메만베쓰 공항. 지토세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40분 거리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그랑크뤼CC로 메만베쓰에서 20분 거리였다. 이곳은 ‘그라운즈’라는 리조트에 있는 골프장으로 뫼비우스라는 호텔도 함께 있다. 새 소리에 아침잠을 깨고 너구리가 뛰어다니는 페어웨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손때 묻지 않은 자연의 코스다. 아웃코스는 숲을, 인코스는 물을 테마로 디자인했다.
한여름 홋카이도의 오후. 그랑크뤼CC의 물과 숲을 오가며 라운딩하면서 계절 감각을 잊었다. 습하고 무더운 여름의 느낌이 전혀 없다. 쨍쨍한 햇빛마저도 서늘한 기온에 눌려 힘을 잃는다. 주변의 초록빛도 생생한 신록으로 다가오니 봄날의 풍치 그대로다.
그랑크뤼CC와 이웃한 허브힐CC로 차를 몰았다. 5분 정도 거리다. 이곳의 5번 미들홀과 8번 쇼트홀 등 몇 개 홀은 연못이 입을 쫙 벌린 형상으로 버티는 형국이다. 16번 홀은 두 개의 연못 사이로 페어웨이가 펼쳐져 욕심 부리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 유빙과 감옥을 찾아 떠나는 아바시리
유빙은 조류를 타고 흘러 다니는 얼음 덩어리. 아바시리는 겨울이면 오호츠크 해 북쪽 바다의 유빙이 몰려와 하얗게 앞바다를 뒤덮는 장관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 유빙의 바다를 쇄빙선을 타고 관광한다.
한여름에 그 유빙을 보고 만질 수 있는 곳이 있다. 오호츠크 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오호츠크 유빙관’이다. 영하 18도의 체험관 실내에는 유빙 조각이 보관돼 있다. 입장료 520엔.
아바시리 감옥은 샌프란시스코 만의 알카트레즈 섬처럼 관광용으로 개방된 옛 감옥. 일본에서도 혹독하기로 이름 났던 곳이다. 일반 사동과 징벌방 목욕실 식당 등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하고 있다.
○ 여행정보
◇골프장 △메만베쓰CC=코스의 높낮이가 적어 연장자도 무리가 없다. 평일 오전 9시까지 도착하면 5500엔(2500엔 할인가). 홀 4개는 호수를 감상하며 티샷한다. 18홀 6801야드, 파72 △그랑크뤼CC=1, 5, 6, 13번 홀은 높낮이가 심하지만 초보 및 연장자를 위해 티샷 볼의 낙하지점이 잘 보이게 설계했다. 16번 홀에서는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티샷한다. 18홀 파72 7097야드. △허브힐CC=18홀, 전장 7099야드, 파72. 다른 곳과는 달리 카트가 페어웨이에 들어갈 수 없다.
◇ 패키지 여행상품
골프장(뫼비우스호텔)에 묵으며 라운딩(그랑크뤼 허브힐CC)하는 3박4일 패키지가 169만 원(식사 클럽렌털 캐디피 포함). 아바시리코소 1박 후 관광. 투어엣(www.tourat.com) 1588-0074
○ 한국서 시집간 ‘아바시리코소’ 총지배인
아바시리는 호수가 많은 해안도시. 그중 내륙의 아바시리 호수에는 온천욕을 하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호텔이 있다. 그 호텔 ‘아바시리코소’는 일본식 여관 스타일로 운영하는데 한국인이 오카미(女將·여성 총지배인)를 맡고 있다. 오카미 아사리 수에 씨는 이 호텔 설립자의 며느리다.
여관 스타일 호텔은 다다미방에서 가이세키 요리(정식)를 맛보는 1박 2식의 전통여관 접대 방식을 따른다. 홋카이도 특산물인 털게와 대게로 만든 찜과 회, 연어와 전복 요리가 나온다. 삿포로의 명물인 삿포로 생맥주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여행 중 일본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관광객이라면 속 시원하게 ‘우리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온천은 류머티스와 아토피성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숯을 재료로 한 새까만 샴푸도 특별하다.
홋카이도=유종헌 기자 mong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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