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 빵’을 뷔페 형식으로 먹을 수 있는 ‘웰빙 카페형 베이커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침마다 건강 빵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모닝 브레드 뷔페(Morning Bread Buffet)’를 연다. 1, 2년 전 ‘카페형 베이커리’에 비하면 품질과 가격 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셈이다.
모닝 브레드 뷔페는 오전 8∼10시 음료 값이나 5000원 안팎으로 빵을 무제한 먹을 수 있다. 원하는 양만큼 싸가지고 갈 수도 있다.
이들 뷔페의 빵은 호밀 귀리 보리를 비롯한 잡곡과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를 주재료로 사용하며 설탕을 첨가하지 않아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에도 좋다. 호두 감자빵, 올리브 빵, 허브빵, 파네토네(이탈리아 밀라노의 대표적인 빵) 등이 인기 있다.
이들 뷔페의 베이커리 관계자들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오전 틈새 시간에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신제품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홍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휴일에는 브런치 가족 많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테이크 어반’(02-512-7978)은 유기농 커피와 빵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프랑스와 그루지야에서 수입한 생수도 판매한다. 매일 오전 8시∼9시 반(주말 오전 8∼10시) 음료 값만 지불하면 마음껏 빵을 먹을 수 있다. 카페 아메리카노 3000원, 카페라테 3800원 선.
오전 9시쯤 이곳에는 반죽을 소다수에 담갔다가 구워 무염 버터와 압착 소금을 더한 ‘브레첼’, 질감이 부드러운 올리브 빵과 허브 빵, 블루베리 식빵이 매장 가운데 테이블 위에 진열돼 있다. 빵에 곁들여 먹는 올리브유, 딸기잼, 버터도 있다.
일요일 이곳의 브레드 뷔페 손님은 휴일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와 함께 빵을 먹으러 온 초등학생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야외 테라스에는 연인들이 한가로이 휴일 오전을 보내고 있었다.
와인수입업체인 와인나라가 신사동에서 운영하는 와인 델리숍 ‘비니위니 압구정점’(02-3445-8062)은 빵과 음료뿐 아니라 캔들잭슨, 무통카데 등 다양한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매일 오전 8∼10시에는 커피 값에 1000원을 더하면 빵과 오렌지주스를 먹고 마실 수 있다. 설탕은 빼고 호밀 건포도 호두만 넣은 ‘로즈넹’, 콩과 아몬드 등 10가지 견과류가 든 ‘프루츠 건강 빵’, 크라상 등이 맛있다.
와인나라 김혜주(32) 팀장은 “예전에는 달짝지근하고 기름진 맛의 빵을 찾았으나 최근에는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심 덕분에 덜 자극적인 빵을 찾는다”고 말한다.
주말 오전 이곳에 온 20대 여성들은 휴일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거나 극장에서 조조 영화를 보기 전에 친구들과 빵을 먹으러 왔다고 말했다. 인근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온 여성들도 있었다.
○ 직장인과 학생의 건강 챙기기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믹스 앤드 베이크 강남점’(02-562-3048)은 테헤란로 직장인들의 아침 식사 장소로 인기 높다.
오전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 3000원만 내면 바나나 파운드 케이크, 건포도 월넛 머핀 등과 샐러드, 수프, 콘 플레이크, 커피와 오렌지주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1000원을 더 내면 에그 스크램블도 먹을 수 있다.
하루 100여 명의 20, 30대 직장인이 이곳의 모닝 브레드 뷔페를 이용한다는 게 이은미(27) 매니저의 설명. 최근 이곳에서 만난 변호사 최지선(32) 씨는 “야근을 하고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으니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영어 단어를 외우고 있던 회사원 배정임(24) 씨는 “매일 이곳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한 시간가량 공부하면 출근 전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매장 한 편에서는 시리얼 바, 메이플 시럽, 너트 버터 등 건강 식용품과 향신료도 판매한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부근의 ‘미고 이대점’(02-362-6971)은 대학생들의 아침식사 공간이자 휴식과 공부를 겸한 복합 공간이기도 하다. 오전 8∼11시 5000원에 미니 샌드위치, 머핀, 라우겐, 시리얼, 샐러드, 바나나와 키위 등 과일, 햄과 베이컨, 우유 등을 즐길 수 있다.
베이커리 카페의 모닝 브레드 뷔페는 저렴한 가격에 건강 시간 가족을 동시에 챙기려는 이 시대의 욕구를 반영한 메뉴로 보인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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