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음악산업포럼’에는 음반산업과 이통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휴대전화 멋울림(컬러링), 벨소리 내려받기, MP3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음원(音源)’ 사용료에 대한 음악산업계와 이통사 간의 대립이 만만치 않은 마당이라 양측이 만나 얘기를 나눈다는 소식 자체가 뉴스였다.
그러나 이날의 자리는 양측의 의견 차를 좁히기보다는 양측의 의견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발제자로 나선 산업연구원의 오정일 연구원은 “현재 컬러링, 벨소리, MP3 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음악시장에서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85%를 넘는다”며 “이 같은 독과점 구조에서는 음악산업이 통신업계에 종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원수 SK텔레콤 뮤직사업팀장은 “독과점 문제보다는 무료로 벨소리 등을 내려받는 불법 사이트를 없애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음반 시장 불황에 대해서도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한 음반사 대표는 “음원의 유통사일 뿐인 이통사가 통신 요금 외에 콘텐츠 비용의 일부까지 가져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통사 측은 “통신료는 정부가 정한 것이고, 콘텐츠 비용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은 소비자가 내려받을 수 있는 시설 구축에 든 경비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음원 가격을 음악 산업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높여 받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소비자가 외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40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의 결론은 서로 ‘상대가 아이디어를 주면 해결책을 찾아보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온라인 불법복제 음악시장의 규모는 8000억 원. 불법복제의 피해자라는 점에서 이통사나 음원제작자나 한 배를 탄 처지다. 양측이 윈윈하기 위해서는 ‘네가 아이디어를 내라’가 아니라 ‘우리 서로 자구책을 마련해 보자’는 태도가 현실적이지 않을까.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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