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어려워 정말’이라는 레게음악으로 주목을 받았던 ‘닥터 레게’가 11년 만에 믿음이 충만한 채 가요계로 돌아왔다. 흥겨운 타이틀곡 ‘싱 더 레게’를 비롯해 가수 이적이 참여한 ‘아름다운 세상’과 ‘이게 레게’는 11년의 공백을 무색하게 한다.
“레게를 통해 자메이카라는 나라가 하나가 됐듯이 레게음악에는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끈이 있습니다. 이제부터 레게 산조, 국악 레게 등 ‘코리안 레게’를 하는 밴드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11년 동안 쉬었으니 멋지게 활동해야죠.”(김장윤)
레게음악은 자메이카 토속 음악으로 백인들에게 억눌린 흑인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자메이카 출신의 가수 밥 말리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장르. 1994년 한국에서 김건모의 ‘핑계’가 각종 가요차트 1위를 석권하며 울려퍼질 때쯤 유럽에서는 스웨덴 출신의 혼성 4인조 그룹 ‘에이스 오브 베이스’가, 미국에서는 레게 밴드 ‘빅 마운틴’의 음악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그로부터 11년 후. 한국가요계에는 레게음악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닥터 레게’의 등장뿐만이 아니다. 6월 2집 음반을 발표한 2인조 레게 듀엣 ‘스토니 스컹크’는 타이틀곡 ‘라가 머핀’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사장은 일찌감치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는 레게음악이 또 한번 붐을 일으킬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5인조 솔 펑크 그룹 ‘윈디시티’ 역시 데뷔 음반 곳곳에 레게음악을 깔아놓았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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