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 카운터테너인 정세훈 공연(23일 오후 7시 반 경희대 평화의 전당) 포스터에 적혀 있는 한 구절이다. 카운터테너는 남성이지만 훈련을 통해 여성의 음높이를 낼 수 있게 된 가수. 그러나 포스터에 적힌 ‘카스트라토’란 중세 유럽에서 어렸을 때 거세돼 높은 음을 내는 남자가수를 의미한다. 포스터의 이 ‘미세한 실수’를 두고 음악 팬들의 볼멘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 클래식 사이트 고클래식(www.goclassic.co.kr)에는 “홍보 효과를 위해 멀쩡한 사람을 불구로 불러도 괜찮은가”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이 공연의 홍보기획사가 만든 웹사이트는 ‘엄밀히 말하면 정세훈은 카스트라토가 아닌 카운터테너’라고 설명해 둘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 있음을 자인했다. 보통의 카운터테너가 부드러운 소리를 가진 데 비해 정세훈은 전성기 카스트라토 특유의 전율적인 소프라노 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카스트라토’라는 문안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고음을 잘 내는 카운터테너를 뜻하는 말로 ‘소프라니스트’라는 용어가 있는데, 굳이 카스트라토라고 부른 것은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영어에서도 ‘Castrate’라는 동사는 ‘고환을 없애다’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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