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 장관은 20일 오후 경주보문단지 현대호텔에서 열린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계획 보고회에서 “올해부터 2034년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을 참여정부가 국책사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는 정 장관을 비롯해 유홍준(兪弘濬) 문화재청장, 이의근(李義根) 경북도지사, 백상승(白相承) 경주시장, 경주지역 학계 및 문화계 인사,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부는 우선 올해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1단계 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 등 4160억 원을 들여 황룡사 및 월정교 복원, 고분공원 조성, 첨성대 야간 레이저쇼 및 체험관광 실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전체 사업비는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용역 결과 3조2700여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으나 문화부 측은 예산을 2조3840억 원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사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황룡사 복원사업.
정부는 우선 1000억 원을 들여 황룡사 터에 신라시대 귀족 등의 출입 통로인 회랑과 금당(법당)을 복원하고 특수 스크린을 설치한 뒤 레이저 빔을 쏘아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목탑의 경우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에 언급돼 있을 뿐 구조 양식과 모양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정확하게 복원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대형 고분을 발굴하고 인근에 ‘세계역사도시 문화관’과 투명전망대 등을 갖춘 고분공원 조성(사업비 640억 원) △첨성대 주변에서 야간 레이저쇼 실시(〃 100억 원) △양동마을 및 경주 남산 정비(〃 260억 원) 사업 등을 추진하게 된다.
정부는 내년에 전문기관에 용역을 다시 의뢰해 그 결과를 토대로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전체 예산과 세부계획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계기 되길”▼
백 시장은 “1972년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당시 경주종합개발계획이 수립돼 한동안 추진됐으나 박 대통령의 서거로 중단됐다”며 “이번 사업은 30년간 방치된 경주 전체의 문화유적을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보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문화재 복원 등을 통해 앞으로 관광산업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십 년 동안 문화재보존지역으로 묶여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주택 증·개축 등에서 불편을 겪어 온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주=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