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한달 전기요금 1만원?’…전기료 절약 노하우

  • 입력 2005년 7월 25일 03시 06분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사가 최근 경기 수원역 광장에서 에어컨 1대와 선풍기 30대의 소비 전력이 같다는 캠페인을 펼치며 시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당부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사가 최근 경기 수원역 광장에서 에어컨 1대와 선풍기 30대의 소비 전력이 같다는 캠페인을 펼치며 시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당부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9평형 벽걸이용 에어컨이 고장 나 15평형 에어컨을 산 주부 이모(38·서울 마포구 공덕동) 씨는 찜통더위에도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 틀기가 망설여졌다.

이 씨는 물론이고 초등생 두 아이도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지난해 여름 내내 에어컨을 틀고 지냈더니 전기요금이 두 배 정도 나왔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용량이 커졌으니 지난해처럼 마구 틀었다가는 전기요금을 감당하지 못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국전력공사에서 운영하는 ‘사이버지점’상담실을 찾았다.

사이버지점 박훈하 과장은 “여름철에 갑자기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이유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택용 요금은 누진요금체계로 돼 있어 사용량이 조금만 증가해도 요금이 대폭 오른다”고 설명했다.

보통 가정의 한달 전기사용량이 300kWh라고 할 때 전기요금은 3만9000원. 이 씨가 9평형 에어컨을 하루 3시간씩 사용했을 때 7만8000원을 냈을 것이다.

만일 이 씨가 새로 산 15평형 에어컨을 이와 같이 사용한다면 전기요금은 훨씬 뛰어 9만4500원을 내야 한다. 평소 요금의 두 배 반이나 된다.

이 씨는 고민 끝에 하루 2시간씩만 틀고 비 오는 날 이틀 정도는 에어컨을 틀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경우 전기요금은 6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알뜰족’도 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나 에너지관리공단 뿐 아니라 에너지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는 인터넷 동호회에서도 에너지와 전기요금 절약 방법을 안내한다.

물론 에어컨이 여름철 전력소비의 주범이다. 에어컨 1대는 선풍기 30배의 전력을 소모시킨다.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선풍기를 같이 사용하면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실내온도는 26∼28도로 유지한다.

선풍기도 미풍으로 사용한다. 선풍기를 2시간 이상 사용하면 선풍기 자체에서 열이 발생해 시원하지 않다. 선풍기에 달려 있는 타이머를 적절히 사용한다. 선풍기는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설치한다.

리모컨을 사용하는 가전기기인 TV 오디오 비디오 전자레인지 등은 자체 스위치를 꺼도 플러그를 빼지 않는 한 전기가 소모된다. 따라서 항상 플러그를 빼어 두는 습관을 들인다. 별도 전원차단장치가 달려 있는 멀티 탭을 중간에 연결해 두고 쓰면 편리하다.

냉장고의 문을 자주 여닫지 말고 음식물은 한꺼번에 넣고 뺀다. 냉장고 내 음식물 용량은 60% 정도가 적당하다. 냉장고 내에 음식을 10% 증가시키면 전기소비량은 3.6%가 증가한다.

음식물을 넣을 때에는 반드시 식혀서 넣는다.

얼마 전 에너지시민연대 홈페이지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주부 오순옥(48·서울 강남구 논현동) 씨네 일곱 가족이 지난달 사용한 전기는 약 60kWh. 요금은 1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오 씨는 “절약이 처음에는 불편하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절약이 습관이 되고 느리게 사는 것의 행복함을 알면 불편함이 오히려 즐거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여름 불편함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일에 도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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