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서]행사와 콘서트의 차이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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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인줄 몰랐어요. 행사인줄 알았죠.”

“계약서에 미니 콘서트라고 분명히 명시를 했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88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 서머 스토리 페스티벌’. 가수 김건모, 김조한, 성시경의 합동 콘서트 형식으로 꾸며질 예정이었던 이 공연을 보러 온 관객 300여 명이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공연 티켓은 인터넷을 통해 공연 며칠 전부터 장당 5만9000원에 예매됐다. 그러나 막상 공연 당일 개막 시간이 지났지만 가수들은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다. 예정시간에서 30분이 지나서야 무대에 나타난 사람은 가수가 아닌 공연 기획사 직원. “그는 (정식 콘서트가 아니라) 이벤트성 공연이므로 원하지 않는 관객에게는 환불을 해 주겠다”고 말했다. 곧이어 무대로 나온 가수들은 “행사에 초대받아 노래 4, 5곡을 부르는 줄 알았다”고 밝힌 뒤 “그렇지만 공연장까지 찾아온 팬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겠다”며 1시간 반가량 공연을 펼쳤다.

그러나 관람을 거부한 300여 명의 관객들은 주최 사에 환불을 요구하며 격렬하게 항의했고 급기야 경찰이 출동했다.

15일 현재 가수들과 기획사의 주장은 엇갈린다. 가수들은 “밴드도 없는 협소한 무대를 보고 어떻게 콘서트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연 기획을 맡은 D사는 공연준비의 부실은 인정하면서도 “한 달 반 전 해당 가수들의 매니저들이 미니 콘서트라는 것이 명시된 계약서에 사인했으며 출연료도 지불했다”고 맞선다.

가수들과 공연 기획사 주장의 시시비비가 어떻게 밝혀지든 관객들이 본 피해는 복구되지 않는다. 자신이 아끼는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복 더위에 공연장을 찾은 이들이 느낀 배신감이 무엇으로 보상될 것인가?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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