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미국 아이다호 주 캐년 카운티. 폐결핵으로 앞으로 1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헨리. 67세의 은퇴한 교수이자 홀아비인 그는 따뜻한 곳이 여생을 보내기에 편안할 것이라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앨라배마 주 페어호프 숲으로 이사한다.
그는 페어호프 변두리에 10에이커의 소나무 숲을 구입해 스스로 오두막을 짓고 살면서 무욕과 무소유의 삶을 시작했다. 자신을 압박해 온 모든 관념과 물질을 거부한 채, 맨발과 낡은 바지와 셔츠 한 벌로 살았다. 그리고 울창한 숲과 땀 흘려 일군 한 뙈기의 밭, 아무것도 넣지 않은 밀가루 빵에서 진리를 읽어 냈다. 헨리는 이후 20년이나 더 살았다.
평소 톨스토이의 팬이었던 주인공이 명명한 숲의 이름을 딴 ‘톨스토이 공원의 시인’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자연 속으로 들어간 한 남자가 오히려 자연 속에서 생의 에너지를 얻어 기적적으로 소생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소설이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과 노동의 위대함을 전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허문명 기자 ang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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