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민주는 직장 다니는 엄마가 동생 낳아주는 게 소원이다. 둘째 하승이는 형이랑 아기 여동생 사이에 끼여서 집에서 찬밥 신세인 것 같다. 진우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축구하고 싶은데 운동에 영 소질이 없어 고민이다. 미국인 부모님과 사는 안나는 자기가 입양아라고 친구들이 수군대는 것 같아 화가 난다.
‘외로울 땐 외롭다고 말해’는 외로움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네 아이 이야기다. 네 아이는 하나같이 외로움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누구에게도 고백하지 못해 끙끙댄다. 어쩐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다.
민주는 같은 반 친구 하승이가 형도 있고 동생도 있어 부러운데, 하승이는 부모님 사랑을 독차지할 것 같은 민주가 부럽다. 진우는 하승이가 축구를 잘하는 게 부럽다. 인터넷으로 진우와 사귄 안나는 눈 색깔이 같은 친구들이 있는 진우가 부럽다.
서로를 부러워하는 주인공들에게 작가는 “외로울 땐 외롭다고 말하라”고 권한다. 외로움은 혼자만 겪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 외로움은 주위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작아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민주는 생일을 혼자 보내면서 울먹이다 뒤늦게 찾아온 할머니에게 “나 혼자 있는 거 싫어!”라고 외쳤다. 하승이는 엄마 아빠에게 ‘둘째 아들인 저는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으셨죠?’라고 편지를 썼다. 시간이 지난 뒤 아이들은 훌쩍 자라난 자신의 얼굴을 발견했다.
처음으로 동화책을 낸 저자 범경화 씨는 세 아이의 엄마다. 아이들에게 ‘외로움을 다스리는 지혜’를 가르쳐 주기 위해 동화를 썼다고 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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