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가 설립한 다일공동체는 ‘다일형제수도회’의 발족식 및 이 수도회 소속 수사 2명의 허원식(許願式)을 10일 오전 11시 경기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 다일자연치유센터(031-568-6004)에서 열리는 다일공동체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함께 거행한다.
이번에 수사가 되기로 허원하는 사람은 이태형(40) 변창재(25) 씨다. 경남 밀양 태생으로 부산 동아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이 수사는 2001년에, 부산에서 태어나 강원대 축산식품과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변 수사는 2002년에 각각 다일공동체에 입회했다. 이들은 △아름다운 세상 찾기 △작은 예수로 살기 △지도자 과정 등 다일영성수련 3단계 전 과정과 철저한 제자도를 걷는 공동체훈련인 DTS(Dail community Training School)를 수료했다.
개신교계에서 독신 여성 수도회로는 1980년 5월 민중신학자 안병무(1922∼1996) 박사의 제안으로 창립된 디아코니아자매회가 있다. 디아코니아(diakonia)는 ‘섬김’이란 뜻이다. ‘언님’이라 불리는 독신 여성의 수도회인 이 자매회는 창립 이후 전남 목포 지역에서 농어촌 지역사회개발사업, 결핵환자 자활사업, 노인복지회관 운영사업 등 봉사활동을 펴왔다. 1998년 충남 천안시 은석산 기슭에 3만여 평의 터를 확보하고 ‘영성과 평화의 집’을 지어 이곳을 모원(母院)으로, 목포 현장을 분원(分院)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 11명의 언님이 활동 중이다.
이로써 개신교계에 남녀 수도회가 모두 갖춰져 앞으로 교계 내 수도원 영성운동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서 옅은 아이보리색의 수사복을 입는 의식을 갖는 다일형제수도회 수사들은 수도원에서 은둔적 삶을 사는 가톨릭 수사들과는 달리 다일공동체 내에서 일반 신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노동과 기도의 생활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개신교 최초의 수도원인 은성수도원(경기 포천시) 창설자인 엄두섭 목사, 경기 양평군에서 새로운 개신교 수도원인 ‘모새골’ 창립을 준비하고 있는 임영수 목사, 다일복지재단 명예이사장인 이윤구 박사 등 수도원 공동체를 추구하는 전국 각지의 원로 및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개신교 첫 수도자 탄생을 축하한다. 오방식(실천신학) 장신대 교수가 강의하는 영성강좌도 열린다.
최일도 목사는 “25년 전에 품었던 개신교 독신 남성 수도회의 꿈을 이제야 이룰 수 있게 돼 가슴 벅차다”며 “이 수도회가 한국교회의 갱신에 밑거름이 되고, 신자들이 가야 할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수사는 결혼을 고민하다가 예수 그리스도와의 신앙적 결혼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이웃을 더 많이 품기로 결정하고 독신 허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변 수사는 2002년 프랑스 테제공동체에서 독신의 희망을 발견한 이후 3년 동안 최일도 목사의 인도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변 수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을 향해 예수님의 거룩한 빛을 반사시키는 거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