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한껏 발산하는 아름다운 여인부터 늙고 병든 여인, 세파와 싸우는 중년 여인 등 최 씨가 포착한 이 시대 여성들의 갖가지 표정은 ‘인간성’에 집중하는 최 씨 특유의 심미성을 엿보게 하는 동시에 여성의 삶만이 지니는 특유의 고아한 미를 보여 준다.
책에는 특히 아이와 함께 있는 여성의 모습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젖을 물리고 있는 여성, 포대기에 싸인 아기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여성, 아이를 안고 고단하게 잠이 든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렌즈에 잡혔다. 시장 좌판에서 일하고 번잡한 차도에서 신문을 파는 여성들, 과일행상과 생선행상을 하고 가정에서는 재봉틀을 돌리는 여성 등 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인 작품도 많다.
천양희 오정희 이경자 조은 신현림 하성란 천운영 씨 등 여성 문인이 쓴 사춘기, 사랑과 연애, 노동, 결혼, 임신과 육아, 이혼, 독신 등과 같은 여성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보석 같은 에세이도 함께 실려 있다.
허문명 기자 ang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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