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댄스 위드 마이 파더’ 등을 히트시킨 흑인 솔 가수 루서 밴드로스는 7월 2일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를 존경했던 17명의 가수는 피부색을 떠나 한자리에 모였고, ‘소 어메이징(So amazing)’이라는 추모 앨범을 만들었다. 엘튼 존부터 스티비 원더, 어셔, 알리샤 키스까지 앨범 작업에 참여해 밴드로스의 히트곡 15곡을 원곡에 가깝게 불렀다. 추모앨범이라고 하지만 침울한 분위기는 없다. 밴드로스가 무덤에서 어깨를 들썩일 정도로 흥겹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80세 생일을 맞아 ‘이제부터 인생 시작’이라고 말하는 뮤지션이 있다. 팔순 기념음반 ‘비비킹 앤드 프렌즈 ―80’을 낸 주인공은 블루스 기타리스트 비비 킹. 그에게 음악적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환갑의 에릭 클랩턴이 킹과 함께 ‘더 스릴 이스 곤(The thrill is gone)’을 블루스 기타로 연주했다. 또 라틴계 여가수 글로리아 에스테판과 여성 로커 셰릴 크로 등 12명의 가수가 그의 기타 연주에 맞춰 노래하고 80세 생일을 축하했다.
한 음반은 죽음을, 또 다른 음반은 삶을 기린다. N극과 S극같이 상반된 성격의 두 음반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배 뮤지션을 존경하는 후배들의 자발적 참여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두 음반의 가치는 충분하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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