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담론과 해방’…“사회운동가 이전에 학자가 돼라”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0분


◇ 담론과 해방/김경만 지음/364쪽·2만5000원·궁리

“우리는 이제 고도로 추상적인 이론의 논의를 사회나 정치개혁에 도움이 안 된다는 구실로 외면하면서 한편으로는 하버마스같이 평생 고도로 추상적인 이론을 추구해 온 이론가들을 존경하고 대접하는 이중적 태도를 버려야 할 때가 왔다.”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가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동시 발간한 이 책은 한국학계에서는 높은 권위를 누리고 있는 독일의 위르겐 하버마스, 프랑스의 피에르 부르디외, 영국의 앤서니 기든스, 미국의 리처드 로티에게 이론적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이들이 일상의 사람들을 사회적 억압과 지배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그 이론들은 소수 학자들의 세계(대리적 사고환경)에서만 떠돌 뿐 일상과 유리돼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의 비판은 추상적 이론들에 빠져 상아탑에 안주한 창백한 지식인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반대로 그는 이론적 연구는 외면한 채 당면한 사회·정치적 문제 해결을 일종의 강박관념처럼 간직한 한국의 ‘반이론적 문화’를 공격한다. 지식인은 사회운동가 이전에 학자여야 한다는 그의 반(反)사르트르적 발언이 반갑고 신선하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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