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날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총회 투표에서 위원국으로 선출돼 앞으로 4년간 활동하게 됐다. 한국은 1997∼2003년 위원국으로 참가한 적이 있다. 원래 위원국 임기는 6년이었으나 위원국으로 활동하려는 국가들이 많아 4년만 하는 게 관례가 됐다. 위원국 정원은 21개국으로 2년마다 부분 교체되는데 문화유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해인사 장경판전과 종묘, 석굴암·불국사,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 역사유적지구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세계자연유산으로 ‘제주도 자연유산지구’의 등재를 추진 중이어서 이번 위원국 선출 결과가 특히 주목된다.
2003년 북한이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을 때 당시 실사(實査)를 담당했던 중국인 전문가가 부정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실패한 바 있다.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앞세워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고 시도하던 때였다. 중국은 1999년부터 위원국을 맡고 있었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은 이듬해 중국이 제출한 고구려 유적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은 당시 참관국가(옵서버) 자격으로 북한을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번에 위원국 임기가 만료되면서 참관국가가 됐다. 북한은 아직 위원국으로 선출된 적이 없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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