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볼쇼이 발레가 13년 만에‘스파르타쿠스’ 내한 공연을 마친데 이어 이번 주말부터 1주일 간격으로 국내외 정상급 발레단의 공연이 줄줄이 막을 올리기 때문.
국립발레단의 ‘고집쟁이 딸’을 시작으로,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 등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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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29일 맨발의 ‘신데렐라’
올해 마지막 해외 유명 발레단의 내한 공연.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꼽히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첫 내한이라는 점에서 발레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대작이다.
‘신데렐라’는 동화 원작의 명성과 달리 발레에서는 그리 인기를 끌지 못한 작품이지만, 올여름 내한했던 영국 로열 발레단과 이번에 오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만큼은 국제적으로 이름이 높다.
세계적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신데렐라’에는 ‘유리 구두’가 등장하지 않는다. 마이요는 신데렐라 역의 발레리나를 맨발로 무대에 서게 하고 그 맨발에 금빛 가루를 묻혀 춤추게 한다.
신데렐라의 ‘맨발’은 따로 조명 받을 만큼 이 작품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부각된다.
새엄마와 두 언니는 화려한 의상에 토슈즈를 신고 있지만 주인공인 신데렐라는 무도회에 갈 때도 수수한 흰 드레스에 맨발로 등장하게 함으로써 ‘순수함’의 상징이자 사회적 선입관이나 격식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자아를 보여 준다.
또 신데렐라를 도와주는 ‘요정’은 동화 속의 할머니 대신 황금빛의 관능적인 의상을 입은 젊은 여성이 맡는다. ‘요정’역은 주역급 발레리나가 맡을 만큼 비중 있는 캐릭터이므로 ‘요정’의 춤을 눈여겨보는 것이 관람 포인트.
왕자의 캐릭터도 독특하다. ‘백마 탄 왕자’류의 완벽한 남성이 아닌 어딘가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클래식 튀튀(발레리나가 입는 스커트)를 과장되게 변형시켜 만든 의상들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무대도 볼거리. 27∼29일. 목 금 오후 8시, 토 오후 6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3만∼14만 원. 031-729-5615
○ 20∼22일 창작발레 ‘심청’
유니버설 발레단은 간판 레퍼토리이자 국내 대표적인 창작 발레인 ‘심청’을 선보인다. 잘 알려진 심청의 이야기를 3막 4장의 발레로 재구성했다. 1막에서는 인당수로 가는 선원들의 역동적인 군무가, 2막에서는 용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심청과 용궁 왕자의 2인무 및 바다 요정의 솔로가 볼거리다. 3막에 나오는 심청과 임금이 달빛 아래서 춤추는 2인무 ‘문 라이트 파 드 되’는 이 작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힌다. 강예나 안지은 유난희가 심청을, 이영철 엄재용 황재원이 왕을 번갈아 맡는다. 서울 용산의 새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마련된 극장 ‘용’의 개관 기념작. 20, 21일 오후 7시 반, 22일 오후 3시. 2만∼10만 원. 1544-5955
○ 15∼20일 여장 발레리노가 등장 ‘고집쟁이 딸’
국립발레단은 2003년 국내 초연했던 코믹 발레 ‘고집쟁이 딸’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클래식 발레의 등장인물들이 흔히 요정이나 왕자, 공주인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평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연극적 요소인 마임이 많고 아기자기한 표정을 보는 즐거움이 있어 발레 초보 관객들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볼 만하다. 대신 무용수들에게는 테크닉 못지않게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작품.
딸을 부자에게 시집보내려는 엄마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고집쟁이 딸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 냈다.
특히 덩치 큰 농가의 아낙인 ‘엄마’역은 가녀린 발레리나 대신 여장을 한 덩치 큰 남자 무용수가 맡아 웃음을 자아낸다. 강화혜 전효정 이원철 장운규 김현웅 등이 번갈아 주역을 맡는다. 15∼20일(17일 공연 없음) 오후 7시 반(16일은 오후 4시),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3만∼7만 원. 02-587-6181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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