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는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이행하는 젊은 세대에 건강하고 깊은 사고와 풍성한 교양을 체득할 수 있는 양서를 추천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50권의 필독서는 본보 ‘책의 향기’ 팀이 각 분야 전문가와 일선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선정했다. 본보가 추천을 의뢰하면서 제시한 기준은 단 하나, 즉 “이제 곧 스무 살이 될 귀하의 자녀 또는 동생에게 ‘네 나이에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인생에서 소중한 것 하나를 놓치는 셈’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단 가급적 최근 수년간 출간된 책에 비중을 두어 달라고 부탁했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고전(古典)에 추가해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책의 세계로 청소년 독서의 지평을 넓혀 보자는 취지에서다.
특히 일선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전국 철학교사 모임’ 등 독서 운동을 펼치는 교사들의 모임이 100여 권(중복 추천 포함)을 추천해 줬다.
이와 별도로 대학교수, 문인 등 각계 전문가 100여명 에게서 100권을 추천 받았다. 이렇게 추천된 책들 가운데 50권을 선정했다.
새로 접하는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려면 그 정보를 분석하여 대뇌 속에 담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지속적인 독서다. 물론 TV를 비롯한 영상물에서도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이는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반면 독서는 책과 나의 쌍방향적인 대화이며 만남이며 스킨십이다.
책 대신 영상물, 독서 대신 레저가 자신들의 시대를 호령하고 나선 지 오래다. 영상시대의 도래가 문자시대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는 진단도 득세하고 있다. 과연 책 없는 세상이 곧 도래할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이룩한 찬란한 문명은 문자라는 매개체를 활용한 성과이다. 설령 인류가 변종되더라도 문자와 이성의 체계는 고스란히 전승될 것이다.
이제 스무 살의 들녘으로 나아갈 젊은이들이여, 그대를 도와줄 모든 것이 책 속에 있다오. 그대가 지치고 두려워 위로와 지혜를 얻고자 할 때 그대의 귀에 그걸 속삭여 줄 목소리는 모두 책 속에 담겨 있다오.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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