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씨 비리’ 前직원이 거짓제보

서울지방경찰청은 2002년 검찰의 연예계 비리 수사 당시 방송인 서세원(49·사진) 씨가 영화 홍보 등을 위해 방송사 PD에게 돈을 줬다는 허위 진술을 한 혐의(명예훼손)로 서세원프로덕션 전 직원 이모(26·여) 씨를 26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 씨의 제보를 받은 기자의 말을 듣고 서 씨를 검찰에 신고한 시민단체 대표 이모(40)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서 고문을 받아 PD에게 돈을 줬다고 허위 자백했다”며 검찰을 고소한 서 씨 회사의 직원인 하모(38) 씨에 대해 “고소를 취하하라”며 협박한 술집 주인 석모(41) 씨도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석 씨가 담당 검사를 찾아가 하 씨의 고소가 잘못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담당 검사는 ‘석 씨가 왜 나를 찾아왔는지는 알 수 없으며 석 씨의 범죄행위에 간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의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다 해고된 이 씨는 2001년 하 씨가 자신이 인출해 온 3000만 원을 가방에 담아 나갔다 돌아와 “주고 왔다”고 서 씨에게 말하는 것을 듣고 “하 씨가 PD 30명에게 100만 원씩 줬다”고 모 일간지 기자에게 제보하고 검찰에서도 같은 내용의 허위 진술을 한 혐의다.

경찰의 조사결과 이 씨가 출금해 하 씨에게 전달한 3000만 원 가운데 1200만 원은 급여, 800만 원은 영화제작비로 쓰였으며 1000만 원은 통장에 다시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경리직원 이 씨의 언론제보 내용과 검찰 진술이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졌을 뿐 서 씨가 PD에게 800만 원을 준 혐의가 번복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씨를 기소한 박모 검사는 “조사과정에서 하 씨와 PD들도 돈을 주고받은 것을 인정했다”면서 “경리직원이 진술을 바꿨지만 그 진술이 유지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 씨는 영화와 소속 연예인의 홍보 등을 위해 방송사 PD에게 홍보비 800만 원을 건네고 1억9000여만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