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구동혁(김래원)은 친구도 팔아먹고 어른도 몰라보는, 한마디로 막되먹은 건달. 어느 날 그는 영문도 모르는 사이 시골 폐교에 끌려간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공부가 싫어 학교까지 때려치운 그에게 ‘조직’은 다시 공부를 하란다. 경찰이 되라는 조직의 명령에 버텨 보지만 이 학교에선 퇴학과 자퇴란 말이 없다. 마침내 동혁은 경찰이 되고, 양아치 보다 더 양아치 같은 강력계 형사로 변신한다. 동혁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온 조 변호사(윤태영)가 동혁에게 조직을 도우라는 압력을 넣기 시작한다. 조직인가, 경찰인가. 갈등하던 동혁은 결단을 내린다.
이 영화의 장기는 부담 없는 웃음을 이끌어 내는 에피소드와 상황에 있다. 몽둥이 찜질부터 물속에 거꾸로 처박기, 땅 속에 파묻기, 기찻길에 내팽겨치기 등 공부를 시키기 위한 ‘고문’의 기기묘묘한 아이디어가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또 교통경찰을 강력반 형사로 끌어올리기 위해 조폭들이 탈옥수를 대신 잡아 동혁에게 혁혁한 공을 세우게 한다는 상황은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한다.
하지만 동혁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초반부의 빛나는 성과에 비해 조 변호사를 비롯한 악의 세력이 등장하는 후반부는 법과 철학을 들먹이며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구성돼 힘이 빠진다. 18세 이상.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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