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겨울 코트가 날씬해진다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3시 10분


《겨울철 패션은 코트가 좌우한다.

지난해에는 패딩 잠바나 짧은 피(pea) 코트가 많았으나, 올겨울 코트는 훨씬 성숙해졌다.

허리선이 강조되는 벨티드 코트(belted coat)를 비롯해 볼륨감이 돋보이는 코트, 밀리터리분위기를 자아내는 코트 등.

모피 열풍도 패션계의 러시안 무드를 타고 거세지고 있다.》

○ 벨티드 코트로 X자형 실루엣을

유명 브랜드들의 겨울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많이 띈 것은 벨트로 모래시계 모양의 X자형 실루엣을 만들어주는 벨티드 코트다. 허리까지는 꼭 맞고 아랫단이 넓게 퍼지는 핏 앤드 플레어(fit&flare) 라인, 볼륨감이 풍성한 코트, 남성적인 느낌의 코트까지 스타일은 다양해도 모두 벨트로 허리선을 강조한 게 특징.

베르사체에서는 허리를 조인 화이트 벨티드 코트, 구찌 쇼에서는 광택 나는 블랙과 실버의 벨티드 코트가 시선을 모았다. 국내 브랜드 중 마인과 미샤는 각각 아이보리색과 회색에 가죽벨트가 달린 코트를, 빈폴 레이디스는 블랙의 가죽 벨티드 코트를 내놓았으며 씨는 헤링본 소재에 모피가 달린 그레이 벨티드 코트를 판매하고 있다.

각진 어깨에 견장이 달리고 더블 버튼으로 러시안 장교를 연상시키는 밀리터리 풍도 주목할 만하다. 발렌시아가는 1960년대 스타일의 밀리터리 코트에 모피를 달았다. 타임, 96ny에서도 밀리터리 스타일의 코트를 찾을 수 있다.

국내 브랜드에는 클래식 테일러드 칼라가 달린 슬림 코트가 가장 많다. 베스띠벨리는 그린 체크, 아이보리색을 비롯해 러시안 느낌을 자아내는 자카드 소재의 블랙 테일러드 칼라 코트를 출시했다.

반면 마크 제이콥스는 수석 디자이너로 있는 루이비통에서 종을 연상시키는 빅 사이즈의 코트를,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에서는 ‘트라페즈(trapeze·사다리꼴의 프랑스어)’ 라인에 벨벳으로 칼라와 소매를 장식한 코트를 선보였다. X라인의 코트와 반대의 노선을 택한 것인데 벌써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 유사제품이 나올 정도로 인기다.

코트의 길이는 다양한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무릎까지 오는 게 대부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는 “레깅스나 다리에 붙는 스키니 팬츠와 코트에 어울리는 롱부츠를 매치하는 것이 베스트 코디”라고 조언했다.



○ 모피 코트보다 모피 조끼가 핫 아이템

모피 바람이 부활했던 2000년도 컬렉션에는 브라운 블랙의 컬러에 전형적인 모피 아이템인 코트 숄이 대부분이었지만 5년이 지난 올해의 모피는 크게 다양해졌다.

유행 소재는 새끼 양털의 일종인 아스트라칸이다. 마르니 프라다 등 여러 브랜드의 쇼에서 아스트라칸을 이용한 모피 제품을 내놨다. 또 북유럽의 여우털이나 얇고 윤기 있는 털을 가진 러시안 세이블(담비), 고양잇과 동물인 링스가 있고 밍크 제품도 여전하다.

밍크와 링스의 모피를 이용한 로에베의 조끼처럼 한 제품에 여러 종류의 모피를 사용한 제품도 늘어났다. 러시안 무드의 영향으로 모피의 디테일이 화려해지면서 비즈나 자수 장식을 가미한 제품도 많다.

모피 코트는 허리 또는 무릎선까지 내려와 가죽 벨벳 실크 소재의 벨트로 허리를 묶는 스타일이 많다. 지난해처럼 소매와 기장이 짧은 발랄한 스타일도 여전히 인기. 국내 브랜드의 짧은 코트는 토끼는 50만∼70만 원대, 밍크는 150만∼200만 원대다.

올해에는 코트보다 모피로 만든 조끼와 볼레로(단추가 없는 짧은 윗옷), 케이프(소매가 없는 망토 스타일의 코트), 모자가 핫 아이템이다. 국내 모피 브랜드 퓨어리는 토끼털과 양털, 여우털이 섞인 핑크색 볼레로, 동우 모피는 하얀 밍크 조끼 등 겨울 옷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을 내놓았다. 할리우드 스타들처럼 겨울에 청바지에 블라우스나 티셔츠를 입고 모피 조끼만 걸친 차림도 시도해볼 만하다. EnC, 발렌시아, 잭앤질에서는 토끼털 볼레로를 20만∼3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모피를 입을 때는 전체 패션에서 한 아이템만 선택해야 한다. 퓨어리 이유형 실장은 “모피 코트에 모피 모자, 모피 머플러를 함께 코디하면 워스트 드레서가 된다”며 “모피 액세서리를 택할 경우에는 캐시미어나 울 소재의 옷과 매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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