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게스트가 화제의 인물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몇 가지 점에서는 양 극단에 놓여 있어 흥미롭다. 천 장관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 중심에 서 있던 뉴스 인물이었고, 최진실은 인기 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주인공이었다. 천 장관은 대권주자로도 거명되는 집권당의 실세이고 최진실은 이혼의 아픔을 딛고 재기한 탤런트다.
두 사람 다 공인(公人)의 성격을 지녔지만 시청자들이 갖는 관심의 방향은 크게 다르다. 장관은 검찰의 독립성을 저해했다는 평가 등이 엇갈렸고 배우는 인생행로가 극중 인물과 흡사하다고 해서 국민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TV에 나올 때는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어야 한다. 질의와 응답의 한가운데 ‘문제’가 있어야 한다. 반면 인기 있는 게스트가 나올 때는 ‘사람’을 다뤄야 한다. 전자는 시사 인물을 다루는 ‘뉴스 인터뷰’가 되고 후자는 삶과 사람을 탐구하는 ‘인물 인터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수사지휘권 발동이라는 회오리에 휩싸인 천 장관을 상대로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펴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대권 주자를 띄우기 위해 멍석을 깐 것처럼 됐다.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 ‘유력한 대권 후보’, ‘목포가 낳은 3대 천재’…. 그뿐 아니다. 수석(首席) 인생에 두 딸 자랑까지 했으니 100만 달러짜리 홍보무대가 되고 말았다.
장관 인터뷰의 초점은 지휘권의 법리 논쟁이 아닌가. 사이비 학자의 인권과 국가안보라는 공익을 놓고 이익 교량의 원칙도 짚어 보았어야 했다.
최진실 편도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다른 방송사 아침 프로그램에서 이미 다룬 내용의 재탕이었다. 이혼의 사유와 삶의 역정은 덮어둔 채 기구한 팔자의 극중 인물과 뭐가 같고 다르냐는 식의 질문 공세로 주인공의 상처를 드러내 눈물샘을 자극한 것은 일종의 사디즘(가학성)이었다.
먼저 ‘파워 인터뷰’의 성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큰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도 좋고, ‘작은 사람들의 영웅적인 이야기’도 좋다. 정치 실세가 나와서 파워 인터뷰가 아니라, 시청자들을 흡입하는 강한 힘을 가져서 파워 인터뷰로 불렸으면 한다.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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