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6년 만에 다섯 번째 앨범 ‘페이스 투 페이스’를 내놓은 이들. 이제 멤버는 네 명이 됐지만 ‘웨스트 라이프’라는 이름은 변함없다.
“이번 음반에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를 2년간 고민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꼭 변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답니다. 오히려 데뷔 초 ‘웨스트 라이프’의 모습으로 돌아가 가장 ‘웨스트 라이프’다운 음악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앨범 제목이 ‘페이스 투 페이스’인 것도 팬들과 얼굴을 맞댈 수 있을 만큼 자신 있기 때문이죠.”
최근 ‘웨스트 라이프’를 대표해 전화 인터뷰를 한 멤버 니키 번(27)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답변마다 당당했다. 지난해 3월 멤버 브라이언 맥패든(25)이 그룹을 탈퇴했고 올해 마크 필리(25)가 동성애자라며 커밍아웃을 한 것 때문에 파다하게 퍼졌던 해체설이 사실이냐고 묻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완강히 부인했다.
“우리 네 명은 지금 너무 행복해요. 마크가 동성애자라고 말한 후 더 솔직해졌어요. 동성애자라고 해서 그의 음악 실력이 달라지나요?”
이들의 음반은 발매되자마자 영국의 음악차트인 UK 앨범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2년 뉴에이지 듀엣 ‘시크릿 가든’의 곡을 리메이크한 타이틀곡 ‘유 레이즈 미 업’도 발매 첫 주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음악은 조용하지만 등장만큼은 늘 시끌시끌한 이들을 두고 UK 차트는 “웨스트 라이프의 차트 저주”라고 평한다. 대선배인 다이애나 로스와 함께 부른 ‘웬 유 텔 미 댓 유 러브 미’나 팝 발라드 ‘어메이징’ 등 수록된 11곡에서 이들은 6년 전 데뷔 때로 돌아간 모습을 완연히 보인다. 그러나 아직 미국에서는 이들의 명성을 들을 수 없다.
“미국 진출이요? 미국에서 제발 진출 좀 해달라고 부탁하면 한 번 생각해 볼게요.”
이번 신곡까지 총 13개의 1위 곡을 보유한 ‘웨스트 라이프’. 그러나 ‘대중성’ 운운하며 이들을 비판하는 평론가들이나 ‘미국에선 명함도 못 내미는 그룹’ 등 흠집을 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런 비판에 대해 번은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비평가의 목소리가 아니라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의 목소리랍니다. 내년 봄 한국 팬들을 찾아갈 계획인데 지금부터 한국 팬들을 어떻게 감동시킬까 궁리 중이에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