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 중국에서 그 나라들이 자신들의 고대 변방국가였다며 역사를 왜곡하는 것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더욱이 일제(日帝)가 제 맘대로 우리 땅 간도를 정략적으로 중국에 넘겨준 사실과 그나마 남은 땅 한반도가 둘로 쪼개져 우리끼리 수십 년간 다투고 있음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 아프다.
다행히 요즘 남북한이 화해 협력과 교류의 물꼬를 트는 듯해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다. 그 봄소식의 하나가 남북 간 스포츠 교류다.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단일팀을 구성해 앞으로 있을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다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런데 그때에 남북 단일팀이 들고 나갈 깃발이 태극기나 인공기가 아니라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것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밤잠이 안 올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 이는 간도 등 조상들이 살던 땅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만방에, 그리고 중국의 야심 찬 역사 왜곡에 백기(白旗)를 들고 항복하는 일인 것이다. 남북 간 화해의 기쁨을 한반도 지도로 담아내야 한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더군다나 독도조차도 표시되지 않은 한반도 깃발이라면….
생각해 보라. 유대인들은 2000여 년이나 나라 땅 잃고 조상이 남긴 유훈(구약성서) 하나 들고 유랑하다가 1948년 기회를 포착해 조상이 살던 땅을 다시 찾아 나라를 세웠다.
왜 우리는 선조들이 살던 땅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백기를 들고 나가려 하는가. 지하에 계신 광개토대왕 장보고 묘청 김종서 남이 장군은 물론이고 신채호 선생도 통곡하실 듯하다.
한반도기는 역사 망각의 백기이자 선조들과 한민족 모두에 대한 모독기(冒瀆旗)이며 항복의 깃발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전영배 배재대 명예교수 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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