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18일]‘8명의 여인들’ 외

  • 입력 2005년 11월 1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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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여인들’
‘8명의 여인들’
◆8명의 여인들

자칭 영화 마니아라면 프랑스의 악동 프랑수아 오종 감독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무덤에서 되살아난 파스빈더’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무서운 아이)’과 같은 별명을 가진 문제적 감독, 그가 바로 프랑수아 오종이다. 오종 감독의 영화적 세계는 ‘금기를 사리는 것 자체가 금기’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국내에 오종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인 ‘스위밍 풀’만 해도 그렇다. 상상과 현실을 오가면서 오종 감독은 중년 여자의 내면 깊숙이 은닉되어 있는 성에 대한 욕망과 타자에 대한 공격적 본능을 형상화했다. 오종 감독 영화 팬들에게는 축복 같은 주말이 될 듯싶다. 예술영화 전용관에서나 볼 수 있던 오종 감독 영화를 두 편이나 공중파에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8명의 여인들’은 ‘스위밍 풀’ 이후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오종감독의 작품이다. 일단 배우의 면면만 살펴봐도 놀라움을 준다. ‘쉘부르의 우산’의 뮤즈 카트린 드뇌브를 비롯해 이자벨 위페르, 에마뉘엘 베아르 등 프랑스 영화사의 맥락 자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8명의 여배우가 함께 등장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형식이다. 눈보라 치는 날 프랑스 교외의 한 저택에 고립된 인물들. 그들은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집에 모였지만 평화로운 정경 아래서 무서운 사건들이 벌어진다. 가장인 마르셀이 등에 칼이 박힌 채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영화는 뮤지컬과 마임, 각각의 무대 형식을 오가면서 8명의 여인을 8명의 용의자로 채색해 낸다. 결국 모든 여인이 각각 음모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영화는 또 다른 국면에 진입한다. 오종 감독의 깜찍 발랄한 도발에 동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별 5개 만점)

◆더 록

‘나쁜 녀석들’로 할리우드에 이름을 각인시켰던 마이클 베이 감독의 출세작이다. 출연만으로 연기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숀 코널리와 니컬러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았다. 개인의 도덕적 진실성을 수호하고자 법의 질서에 대항하고 나선 장군, 에드 해리스의 분위기 역시 일품이다. 스펙터클한 액션 영화라면 역시 베이 감독을 당할 자가 없을 듯. 이후 많은 액션 영화들에서 ‘더 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강 유 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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