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폰을 닮았지만 건반 밑에 관이 달려 있어 맑고 풍부한 소리가 나는 마림바. 오케스트라 편성에서는 빠지기 어려운 감초 같은 존재이지만 독주악기로는 홀로 빛을 내 콘서트를 갖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아프리카 민속악기가 그 원조인 타악기.
2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보기 드문 마림바와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펼쳐진다.
미국 줄리아드 예비학교 학장인 앤드루 토머스(65)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초청으로 내한해 자신이 작곡한 마림바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러빙 매드 톰(Loving Mad Tom)’의 연주를 지휘하는 것. 마림바 연주자는 뉴욕 출신의 사이먼 보야르.
“현대음악에는 타악기를 위해 쓴 오케스트라 곡이 많은데, 저는 특히 마림바를 좋아합니다. 소리와 컬러가 다양하고 몸으로 움직이는 재미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타악기일 뿐 아니라 멜로디도 갖고 있는 점이 매력이지요.”(토머스 학장)
이 곡은 17세기에 쓰인 ‘Loving Mad Tom’이란 시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시의 주인공은 분노와 유머, 에너지로 똘똘 뭉친 미치광이 떠돌이. 마림바와 오케스트라는 주인공의 쓸쓸한 느낌과 감정의 분출, 억눌림과 자유가 반복되는 일상을 마치 연극처럼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낸다.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토머스 학장은 35년간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재직해 왔으며 11년 전부터 학장을 맡아 왔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미도리, 첼리스트 요요마와 장한나 등이 이 학교 졸업생들이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줄리아드 예비학교를 졸업하고 커티스 음악원에 재학 중인 한국인 제자 김솔봉(24)이 작곡한 ‘일루미네이션’도 연주된다.
토머스 학장은 “줄리아드 예비학교의 전교생 325명 중 한국 학생들이 매년 80∼90명 입학한다”며 “한국 학생들은 기본적인 손의 테크닉과 기교가 훌륭한 데 비해 감정 표현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줄리아드 예비학교 졸업생 중 30∼40%만 음대로 진학하고 나머지는 하버드, 프린스턴 등 일반 대학으로 진학한다”며 “이 세상은 좋은 음악가를 찬양하기 때문에 어디에서 공부해도 좋으며, 반드시 음대에 진학하거나 음악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1만∼7만 원. 02-523-6258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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