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승일]産學官협력 ‘한류 전략본부’ 만들자

  • 입력 2005년 12월 1일 03시 00분


TV드라마 ‘겨울연가’에 이어 ‘대장금’이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NHK 위성방송을 통해 방영된 ‘대장금’의 시청률이 ‘겨울연가’ 시청률의 3배에 이르고, 중국에선 1억 명 가까이가 ‘대장금’ 시청을 위해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40%의 시청률을 기록한 ‘대장금’ 종영 때 홍콩의 거리는 썰렁해졌고 술집은 문을 닫았다.

‘대장금’의 여주인공 이영애 씨는 한류스타로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음식과 의복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 촬영지를 직접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한류 드라마가 방영된 국가에 대한 한국산 가전제품, 화장품, 휴대전화 등의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류 덕분에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좋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류가 동아시아의 긴장 완화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드라마의 편당 가격이 일본드라마보다 3배가량 높게 거래되는 것도 한류의 영향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한류열풍에 따른 국가적·산업적 영향은 매우 고무적이다. 반한류 움직임도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한류는 이제 대세이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만 집중된 방송콘텐츠, 비싼 판매가격에 대한 반발, 일본으로의 수출지역 편중 등은 한류의 롱런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이는 중장기 전략의 부재와 부족한 마케팅 능력 등에 기인한다.

흔히들 수성이 성공보다 어렵다고 한다. 한류를 한때의 유행으로 치부하지 말고 백년대계로 삼아야 한다. 올해 5조 원으로 추산되는 한류의 직간접 경제적 가치는 현 발전상태를 지속할 경우 10년 내에 100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류의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선 몇 가지 구심점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선 조직적 구심점이 필요하다. 현재는 한류에 관련된 복잡다단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구심점이 없다. 국가이미지와 브랜드 제고는 물론 한류 소재와 스타 발굴, 콘텐츠와 타 산업과의 연계 지원, 국가 간 상호협력과 문화교류 등을 총지휘하는 등 한류 확산의 산실 역할을 할 산학관연의 집합적 조직체 성격의 한류 전략본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한류스타의 구심점도 확보돼야 한다. 빨리 뜨고 빨리 지는 혜성 같은 스타가 아니라 오래도록 장수할 스타가 나와야 하고, 이들을 통해 여러 나라에 한류 인프라가 구축돼 저변이 확대되면 10년 갈 한류가 100년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한글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한글이 보급되면 대중문화는 물론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 등에도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이 늘어나게 된다. 자연스럽게 ‘친한파’도 생겨날 것이다. 한류는 기본적으로 콘텐츠산업이다. 콘텐츠산업의 요체는 우리 문화이며, 그 문화의 뿌리에 한글이 있다. 한글로 된 문화콘텐츠로 세계인의 눈과 귀를 감성적으로 채우게 된다면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열풍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신승일 한류연구가·한글인터넷주소 추진연합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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