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투 리브’는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사진작가가 삶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 오종 감독은 “‘내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남은 시간을 보낼까’ 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작품에 유독 ‘죽음’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죽음은 인생의 커다란 신비 가운데 하나”라면서 ‘죽음을 길들이기 위해선 죽음을 매일 생각해야 한다’는 철학자 몽테뉴의 말을 인용했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차분하게 죽음을 길들이는 방식을 택한다. 그래서인지 추리극의 요소가 많았던 오종 감독의 이전 히트작과 달리, 큰 갈등이나 반전 없이 잔잔하다.
이 영화에는 동성애자들의 섹스, 불임 부부와 함께 셋이서 하는 섹스 등 한국 관객들에게 그다지 익숙지 않은 장면과 상황이 등장한다. 오종 감독은 “이런 장면을 통해 한국 관객들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작가주의적 상업영화를 추구하는 감독”이라고 평가한 그는 같은 날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개봉하지만 흥행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관객은 바보가 아닙니다. 진지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직 많습니다.”
내년 2월 국내 개봉.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