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다이아몬드의 눈물’의 후속으로 9일부터 방영하는 새 금요드라마 ‘그 여자’(밤 8시 55분)는 기존 불륜 드라마와의 차별화를 위해 더 위태로운 불륜을 선보이는 듯하다.
이른바 ‘더블 불륜’. 불륜에 상처받은 여자가 어느덧 자신도 불륜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다. 불륜으로 상처받은 사람이 같은 상황에 빠져든다는 점에서는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영화 ‘외출’을 닮았고, 불륜으로 파경에 이른 결혼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로 돌아본다는 초반부 전개는 ‘장밋빛 인생’의 도입부와 흡사하다. 극본 소현경, 연출 이현직.
결혼 후 10년 동안 가정에 헌신하며 살아온 현모양처 지수(심혜진)는 어느 날 남편 재민(장동직)으로부터 충격적인 선언을 듣는다. 남편은 연애기간까지 13년을 함께 산 자신보다 겨우 두 달 만난 세정(오윤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지수는 남편의 마음을 돌리려고 매달리지만 재민은 이혼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결국 이들 부부는 이혼한다.
이혼 후 재민은 세정에게 재혼을 요구하지만 세정은 마음이 식었다며 거절한다. 한편 지수는 가게를 내고 혼자 살아가던 중 케이블TV PD인 도연(정성환)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운명의 장난인 듯 도연의 아내는 지수의 남편이 사랑했던 세정. 남편의 불륜에 피해자가 됐던 지수는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이 되면서 네 남녀의 엇갈린 애정이 시작된다.
지수 역을 맡은 심혜진(38)은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의 코믹한 모습을 탈피해 오랜만에 정통 멜로연기를 선보인다.
제작진은 불륜을 소재로 중년 시청자들이 결혼 후 잃어버린 자아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주겠다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여자’는 불륜에 대한 속죄와 부부애 회복으로 귀결되는 ‘장밋빛 인생’과 달리 더 강렬하게 얽혀있는 불륜으로 시청자를 자극하는 것 같다. 불륜 불패의 법칙. 이번에도 승리할까?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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