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PD수첩 취재팀이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연구원들을 협박했다는 사실이 YTN의 보도를 통해 밝혀지자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
1월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제작진의 명품 핸드백 수수 사과를 시작으로 생방송 ‘음악캠프’의 알몸 노출, 경북 상주시 공연장 참사 등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하는 대형 사고가 이어진 때문인지 MBC는 이날 초상집 분위기였다.
YTN이 이날 오후 3시 PD수첩팀의 협박 증언을 보도하자 MBC는 일요일인데도 최문순(崔文洵) 사장 등 임원들이 출근해 비상임원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임원회의에는 PD수첩을 관할하는 최진용(崔震溶) 시사교양국장과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의혹을 취재해 온 PD수첩팀이 참석해 YTN 보도에 대한 경위를 보고했다. 임원들은 두 연구원을 만나 취재했던 한학수(韓鶴洙) PD가 YTN의 보도대로 협박한 사실을 시인하자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PD수첩 후속 방송을 6일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지만 YTN 보도가 나간 뒤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영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대국민 사과문에서 “PD수첩팀은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국제적인 지지 속에 보다 탄탄한 윤리적 토대를 갖추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취재를 해 왔다”면서 “제작진의 부적절한 취재 과정으로 고통을 받은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MBC는 그동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비롯해 황 교수팀이 PD수첩팀의 협박 취재를 주장했지만 제작진이 사실을 부인해 일찍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 한 관계자는 “PD수첩팀의 취재 방식은 잘못됐지만 김선종 연구원 등의 최초 증언은 지금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MBC 경영진은 취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검증해 황 교수 연구에 대한 진위 논란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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