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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나간다’는 탁재훈(37)을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05 골든디스크’ 시상식 직전에 만났다.
“‘2005년이 내 생애 최고의 해’라고 하고 다녔는데… 장난쳐∼ 사실 저는 2등일 때가 더 좋습니다. 1등을 바라볼 수 있고, 더 노력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삶에서 더 흥분할 수 있잖아요.”
요즘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많다. 가수 탁재훈, MC 탁재훈, 신인 연기자 탁재훈…. 하나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연예 분야에서 탁재훈은 만능재주꾼으로 단연 돋보인다. 그가 사회를 맡고 있는 KBS2 오락프로그램 ‘상상플러스’(16%)와 ‘해피투게더-프렌즈’(19.4%)는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조폭’ 가족의 둘째아들 역을 맡아 첫 출연한 영화 ‘가문의 위기’는 관객 600만 명이 드는 흥행 성공을 거뒀고 그는 2005년 청룡영화상 신인 남우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대중이 그를 친근하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TV에서 보여 준 ‘탁재훈식 유행어’ 때문이다.
“아우 머리”, “아우 배 아파∼”, “장난쳐∼”, “아우 왜∼”, “안 되겠네∼”….
KBS2 상상플러스 ‘Old & New’ 코너에서 고정 출연자인 탁재훈이 벌칙을 받거나 어려운 행동을 해야 할 때 ‘하기 싫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만든 거 아닌데∼. 그냥 방송을 하다가 상황에 적절한 반응을 하면서 저절로 나온 겁니다. 평소 하던 대로…. 요즘 저는 오히려 잘 안 쓰는데, 전화를 받아 ‘여보세요’ 하면 ‘어, 뭐야∼’라며 그냥 끊는 장난전화를 많이 받지요.”(웃음)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그의 유행어를 모은 ‘탁재훈 유행어 싱글 앨범 1집’이 떠돈다. 그는 △평범한 말이 상황에 따라 개그가 되므로 타이밍이 중요하고 △목소리를 ‘업’시키고 부드럽게 발음해야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하지 않는다 등을 나름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불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옛 동료 신정환(31)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2002년 ‘컨츄리 꼬꼬’ 해체한 후 가장 마음 아픈 일이에요. 서로 자주 통화하는데 정환이가 많이 자숙하고 있어요.”
그는 요즘 영화 ‘보고 싶은 얼굴’과 ‘맨발의 기봉씨’에서 조연을 맡아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의 ‘탁재훈’을 만든 근원인 노래에 대한 미련도 크다.
“제가 에스파파(S-Papa)라는 이름으로 혼자 앨범 낸 거 기억하세요? 딸 소율이의 이름 첫 자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만든 거죠. 다시 한번 도전해 ‘역시 가수였구나’라는 평가도 꼭 듣고 싶어요.”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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