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MBC B자의 빨간색 점 빼야 사고 없어…”

  • 입력 2005년 12월 8일 11시 49분


MBC 로고
MBC 로고
“새로운 MBC 로고의 B자 가운데에 들어있는 빨간색 점이 사고를 부르는 점이야. 빨리 점을 빼야해….”

MBC는 올해 1월3일 18년 만에 CI(기업이미지)를 교체했다. MBC는 당시 “새 CI에는 지상파 언론으로서 이미지를 쇄신하고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짐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은 “가운데 B가 D로 보인다”, “가운데 빨간색 네모가 눈에 거슬린다”, “눈길이 분산되고 뭔가 불길하다”, “캐나다의 한 컴퓨터 조립회사의 로고와 비슷하다”고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이에 대해 MBC는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시큰둥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이번에 ‘PD수첩-황우석 신화’ 보도 이후 MBC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자, CI 교체가 잘못돼 MBC가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언론계를 중심으로 나돌고 있다.

실제로 MBC는 CI를 바꾸자마자 방송사고가 잇달아 터지면서 간판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7번이나 사과방송을 내보냈고 4개의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시련을 겪고 있다.

△1월 ‘신강균 사실은’ 제작진의 명품가방 수수 △6월 ‘파워TV’ 극기지왕 코너 편집조작 △7월 ‘음악캠프’ 생방송 중 알몸노출 사건 △8월 검ㆍ경ㆍ언 로비에 직원 연루 △8월 ‘731부대’ 생체실험 허위영상 방영 △10월 상주참사 △11월 ‘달콤한 스파이’ 출연진 음부 노출 △12월 ‘PD수첩’ 취재윤리위반.

이처럼 대형사고가 잇따르자 “MBC가 갑자기 왜 이럴까 의문”이라는 말이 기자들 사이에 오갔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CI를 둘러싼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이 가운데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한 역술인의 MBC사장실 전화사건.

국내 유력 언론사의 사내 정보보고에 까지 오르며 기자들 사이에 널리 퍼졌던 이 얘기를 재구성했다.

#1월 어느 날=MBC사장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스스로를 역술인이라고 밝힌 이 사람은 사장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사장과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역술인은 당시 “새로운 MBC 로고의 B자 가운데 네모난 빨간색 점은 사고를 부르는 불길한 점이다. 점을 빨리 빼야한다. 점을 빼지 않으면 앞으로 끊임없이 대국민사과를 해야 할 일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역술인의 전화 이후에도 MBC의 빨간색 점은 빠지지 않았고 CI도 바뀌지 않았다.

당시 이 얘기는 기자들 사이에서 떠돌다 곧 종적을 감췄다. 하지만 이번에 PD수첩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기자들의 입 살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MBC사장실 관계자는 “최문순 현 사장이 2월25일 취임하면서 비서진이 개편됐다”며 “취임 이전의 일로 당시 비서실에 근무하던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우린 알지 못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홍보실 관계자도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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