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의 서울지국장, 외보부(외신부) 편집위원 등을 지낸 오다가와 고(小田川興·63·사진) 씨는 이렇게 잘라 말했다. 그는 기자 생활 37년 중 34년을 한반도 취재에 바친 ‘한국통’.
이런 그가 이번에는 한국 역사를 일본에 제대로 알려야 된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달 창간호를 낸 일본 잡지 ‘수카라(Sukara)’에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것.
한국의 식생활 문화를 상징하는 ‘숟가락’에서 이름을 딴 이 잡지는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일본 최초의 유료 월간지다. 주 독자층은 한국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하는 20, 30대 여성. 창간호에는 도자기, 송이버섯, 대구 팔공산, 최신 영화 등을 담았다.
잡지 발행인인 재일동포 2세 곽충량(郭充良) 사장은 한일 간 역사문제에 대한 오다가와 씨의 논문을 본 뒤 칼럼 연재를 청탁했다. ‘한류 저변에 흐르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일본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써 달라’는 그의 주문은 오다가와 씨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잘 통했다. 그 역시 한류라는 표피적인 현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던 것.
“한류의 심층을 알아야 합니다. 양국 국민이 한일 관계에 있어 역사의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지요.”
그는 한국 역사를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해 칼럼 속에 영화를 끌어 들였다. ‘오 교수의 비빔밥 강좌’라는 문패 아래 들어가는 그의 칼럼은 주로 영화를 통해 본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다. 창간호의 주제는 역시나 ‘겨울연가’.
“가령 심훈의 ‘상록수’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는 1930년대 한국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어떻게 항일운동을 했는지도 잘 알 수 있지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영화를 보여 주며 역사적 배경을 이야기하니까 훨씬 반응이 좋았습니다.”
2002년 1월 아사히신문에서 정년퇴임한 그는 지난해 말까지 고려대 부설 동북아경제경영연구소 고문을 지냈다. 현재 일본 히메지도쿄대 교수(한국어과).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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