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전문교육기관 엑스포(WPEE)’에서는 요즘 각광받는 신종 직업에 대한 흥미진진한 뒷얘기를 들을 수 있다. 관람객에게 특수분장을 해주느라고 바쁜 콜먼 씨의 입에서도 할리우드 분장술에 대한 ‘직업 비밀’이 술술 쏟아졌다.
콜먼 씨는 지난해 미용 직업학교인 ‘로스앤젤레스 시네마 분장학교’에서 6개월 과정의 특수분장 교육을 받은 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15년 동안 일반 직장인으로 살다가 특수분장가로 진로를 바꾼 그는 “분장학교 졸업생 7명 중 5명은 곧바로 영화제작사에 취직했을 정도로 미래가 밝은 분야”라며 “아시아계 학생들은 손재주가 좋아서 특히 취업률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의 명성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학교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양질의 직업교육을 받기란 쉽지 않다. 주변 평판만 믿고 수강신청을 했다가 돈과 시간을 허비하며 낭패를 본 경우도 종종 찾을 수 있다.
WPEE는 한국보다 직업교육이 훨씬 발달한 유럽 미국 중국 호주 등지의 50여 개 전문교육기관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소개하는 행사. 실기 수업 내용과 졸업 후 작업 현장을 직접 보여 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디자인, 애니메이션, 미용에서부터 미술품 복원, 보석 세공, 애완동물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직업학교들이 참가했다. 올해가 첫 번째라 실기 프로그램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학교도 꽤 눈에 띄지만 입학 팸플릿을 나눠 주는 데 치중하는 기존 유학박람회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다.
부스별로 시연 행사가 진행된다. 그와 별도로 중앙 무대에서는 참가학교들이 시간대별로 출연해 실기 시범을 보여 준다. 7일 오후에는 금방 도착했다는 중국 ‘쑹장(宋江) 무술학교’ 수련생들이 피곤함도 잊은 채 붉은색 도복을 입고 우슈 시범에 나섰다.
유럽의 직업학교들은 호텔 경영, 요리, 스포츠 등 관광레저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스위스 ‘DCT호텔경영학교’의 루스 노텔 조리사는 관람객을 테이블로 초청한 뒤 디저트의 일종인 플랑베를 즉석에서 만들어 서빙하는 시범을 보였다. 이 학교의 샤론 스팔텐슈타인 입학처장은 “재학생 160명 중 아시아 학생은 30명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 제빵학교(INBP) 부스에 들른 관람객들은 프랑스 현지 파티시에(제빵 기술자)인 세바스티앙 오데 씨가 만든 ‘마카롱’ 과자를 시식했다. 오데 씨는 “한국에서 요즘 TV 드라마 때문에 파티시에 열풍이 불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프랑스에서는 30, 40대 직장인들이 진로를 바꿔 제빵교육을 받고 파티시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일프로비젼의 박일경 대표는 “스페인 발렌시아 호텔관광학교, 중국 충칭 관광학교, 다롄 의과대 등 일부 참가 학교는 일정 조건의 자격을 갖춘 지원자에게 현장 면접을 거쳐 한 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사 문의는 02-780-5178, www.proeduexpo.com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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