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 17일 ‘미러클’ 콘서트 “黃교수님, 우린 기적을 믿어요”

  • 입력 2005년 12월 9일 02시 59분


17일 5년 만에 콘서트를 여는 ‘클론’의 강원래(오른쪽)와 구준엽. 강원래의 교통사고 이후 처음 여는 콘서트로 제목을 ‘미러클’로 붙였다. 김범석 기자
17일 5년 만에 콘서트를 여는 ‘클론’의 강원래(오른쪽)와 구준엽. 강원래의 교통사고 이후 처음 여는 콘서트로 제목을 ‘미러클’로 붙였다. 김범석 기자
“희망이 꺾이는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한민국의 수많은 불치병 환자가 황우석 교수님 연구를 보며 0.1%의 희망을 가졌는데….”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5년 만에 콘서트 ‘미러클’을 여는 댄스 듀오 ‘클론’의 멤버 강원래(36). 공연에 앞서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콘서트 소개보다 최근 MBC ‘PD수첩’ 파동으로 연구를 중단한 황 교수에 대한 안타까움을 한참 토로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제 아내(김송)가 화가 나서 털어놓더라고요. 저 몰래 제 20대 여성 팬 두 분과 함께 난자 기증을 하려고 한 적이 있다고요. 그런데 병원에서는 몸에 무리가 온다고 다음으로 미루자고 권했다더군요. 그런 상황이었는데 왜 자꾸 난자 매매에 초점을 맞추는지 모르겠어요.”

강원래는 “안 그래도 이번 콘서트 때 황 교수님을 초청하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응답이 없으시다”며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문자 메시지만 남겨 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클론’은 이번 콘서트에서 2004년 봄 황 교수가 강원래가 속한 휠체어 장애인 모임에 참석해 강연한 모습을 담은 영상 축전(祝電)을 보여 줄 예정이다.

이번 ‘클론’의 콘서트는 2000년 11월 강원래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미러클’이란 제목도 ‘기적’ 같은 콘서트라는 의미로 붙였다.

“2시간 넘게 공연을 하니까 체력적으로 걱정이 돼요. 하지만 격렬하게 춤추는 준엽(구준엽)이보다 앉아서 춤추는 제가 더 편해요. 공연 도중에 지치면 쉬면서 차근차근 할 겁니다.”

멤버 구준엽(36)은 “5년 만에 멈췄던 꿈을 다시 펼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강원래는 “휠체어를 타고 나와 ‘꿍따리 샤바라’를 불러도 여전히 ‘클론’은 멋지구나 하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클론’은 ‘꿍따리 샤바라’ ‘초련’ 등의 히트곡과 최근 발표곡 ‘내 사랑 송이’ 등 20곡을 부를 예정이다. 또 일산 홀트장애인합창단인 ‘영혼의 소리’의 코러스에 맞춰 ‘친구’와 ‘2001. 4 병상일지’ 등을 함께 부른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