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이창호는…” 동생 이영호씨 책펴내

  • 입력 2005년 12월 12일 02시 55분


“저녁 8시.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형은 간단히 소화만 시키고 곧바로 바둑판 앞에 앉아 마지막 승부 호흡에 들어갔다. (중략) 형은 수많은 변화를 만들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최선의 수를 찾기 위해 혼신을 불살랐다. 결국 (내가) ‘내일 시합이니까 자야 한다’고 말한 후에야 비로소 바둑돌을 손에서 놓았다. 어느덧 시침은 12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글의 시점은 올 3월 열린 춘란배 결승전 최종국 전날이다. 여기서 형은 이창호(30) 9단이다. 글을 쓴 사람은 이 9단의 동생인 이영호(29) 씨. 그는 최근 펴낸 ‘나의 형, 이창호’(해냄·1만4000원)이란 책을 통해 옆에서 지켜본 형 이창호의 모습을 전해 준다.

대학 졸업 후 중국에 가 식당을 운영하는 이 씨는 1998년 한중 천원전 때부터 이 9단이 중국에서 대국을 할 때마다 동행하며 형의 수발을 들었다. 그의 관찰기엔 큰 승부를 앞둔 이 9단의 모습과 바둑관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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