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화백의 손자인 서양화가 오병욱 동국대 교수는 7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방송에서 제시된 그림은 형편없는 졸작”이라며 진품 판정을 한 프로그램과 감정위원(최병식 경희대 미대 교수·미술평론가)을 비판했다. 오 교수는 “가짜를 진짜로 만들고 수준 미달의 전문위원을 선택한 제작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東福에서 그렸다’는 작가의 서명을 보고 ‘원래는 同福인데 작가가 잠시 착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에는 할 말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9일자에 게재된 ‘미술품 감정, 전문성 존중해야’라는 반론 칼럼에서 “그 작품은 고인의 전형적 스타일 중 하나이며 드로잉된 연필선의 노련함이나 담채 등은 이미 어느 정도의 화력을 갖지 않고는 불가능하며… 서명 부분도 필체에서 동일한 서명자라는 것을 초보자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오 교수는 12일자 칼럼에서 “작가의 모든 정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유족이며… 나도 미술을 전공했고 조형예술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10년 정도 미술평론도 했다”며 다시 반박했다.
한편 ‘진품명품’의 이미영 PD는 “방영 전 정밀한 감정을 거쳤으며 감정에 오류가 없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진품명품’의 위작 시비는 이번이 두 번째. 2003년 8월 29일 감정가 7억 원짜리 도자기가 나와 이 프로그램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뒤늦게 가짜로 밝혀진 바 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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