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 개 교회가 소속돼 있어 국내 개신교 최대 교단으로 꼽히는 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황승기 목사) 측은 예수 탄생보다 산타클로스가 주인공이 되고 사치와 방탕으로 흐르는 성탄절 문화를 바로잡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교단은 산타에 얽힌 상업주의를 배격하고 성탄절의 성경적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 주일학교 학생들도 이해하기 쉬운 아기 예수 탄생별 캐릭터와 동방박사 캐릭터를 만들어 보급 중이다. 동방박사 캐릭터는 비행기 오토바이 등을 타고 예수님을 찾아가는 현대화된 모습이어서 주일학교 교육 현장에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예장 합동 교단은 아울러 성탄절 문화 바로세우기운동의 하나로 ‘삼삼오오 운동’도 벌이고 있다. 삼삼오오란 △삼=세 사람이 모여 새벽을 깨우며 기도하고(기도운동) △삼=세 사람 이상을 교회로 초대하며(전도운동) △오=보육원 양로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노숙자 등 다섯 곳을 방문하며(나눔운동) △오=퇴폐 향락 폭력 음주 사치 등 다섯 가지 풍조를 배격하자(경건생활운동)는 뜻이다.
황 총회장은 “친히 성육신하셔서 죄인을 위해 낮고 천한 곳에 오신 주님의 십자가 희생과 헌신을 따르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선교단체인 ‘올 네이션스 경배와 찬양’은 산타클로스의 상술에 물든 성탄절 문화 속에서 순수한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서울 대학로에서 25일 오후 3시 ‘성탄 큰 잔치’를 개최한다. 올해에는 특히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과 새터민들을 초청해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것이 특징이다. 교회별로 그룹을 지어 대학로 곳곳에서 찬양을 드리고 중보기도를 갖는 ‘당신의 가슴을 여세요’(오후 3시), ‘보라! 하나님의 사랑을’이란 제목의 뮤지컬 드라마를 통해 메시아를 이 땅에 보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는 ‘예수의 나타나심’(오후 5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과 새터민들을 초청해 함께 교제하며 대학로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는 ‘주님의 이름으로 행진’(오후 7시)이 차례로 진행된다.
해마다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성탄예배를 드려온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신경하)는 올해에도 2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태평로 기감 본부(광화문빌딩) 앞 광장에서 백혈병 소아암 환자 어린이들을 위한 성탄예배를 드린다. 이 예배에는 GM대우가 기증하고 기감이 비용을 대 의료 문화시설을 장착한 ‘희망버스’를 생명나눔운동본부에 전달하는 기증식도 함께 갖는다.
‘밥퍼’ 최일도 목사가 인도하는 올해 열여덟 번째 거리 성탄예배가 24일 서울 청량리역 광장에서 노숙자와 일반인 등 3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오전 10시에는 푸짐한 성탄 특식을 제공하고 오후 2시에는 성탄예배를 봉헌한다. 올해 6월 문을 연 목포 ‘밥퍼’도 같은 시간에 노숙자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슷한 행사를 갖는다.
모두 상업주의적 성탄문화를 배격하고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를 되돌아보며 그의 사랑을 나누는 행사들이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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