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대 작가 “여보~ 잘했어”
▽원수연=“여보∼잘했어!(웃음) 상보다는 당신이 처음 대중과 긴밀한 소통을 한 작품인 것 같아 기뻐.”
▽강도하=“우리 결혼할 때 ‘양지’의 만화가와 ‘음지’의 만화가가 결혼한다고 말이 많았지. 내가 이번에는 ‘알아먹게 그려 준다’고 그랬잖아.”
![]() |
‘위대한 캣츠비’는 스물여섯 백수 캣츠비와 가난 때문에 캣츠비를 버리고 부자를 선택한 ‘페르수’, 새로운 연인 ‘선’, 캣츠비의 친구 ‘하운두’를 통해 철거촌에 사는 20대의 삶과 사랑을 다뤘다.
▽강=“청춘이 주인공이야. 20대에서는 모든 게 첫경험이잖아? 상처받고 상처주고…. 30대가 넘으면 알아서 피하지만 청춘은 다 휘둘리며 다 경험하고 아파하지. 그 청춘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어. 아직 시작도 안 한 거다, 다시 처음이라고.”
문화평론가들은 △절제된 언어와 세련된 그림 △컴퓨터 스크롤(scroll)에 적합한 상하 편집 △영화 카메라로 보는 듯한 입체적인 구도 등 ‘위대한 캣츠비’가 온라인 만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주인공 라이더와 앨리의 결혼 후 이야기인 ‘풀하우스2’도 인터넷에 연재 중이다.
# 남편 대 아내 “당신 만화 하나도 안 봤지”
![]() |
1997년 처음 알게 된 두 사람은 여덟 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2000년 결혼했다. 아이는 둘.
▽원=“당신, 처음엔 너무 튀고 건방져 보였어. 호기심으로 만나기 시작했는데 갈수록 진지함이 느껴지더라고.”
▽강=“1997년에 만화책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규제받을 때 기억나? 시위대에 있는 당신을 우연히 발견했어. 그때가 시작이었지.”
이들은 부부지만 작가 대 작가로 서로의 작품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강=“결혼 전이나 후나 당신 만화 하나도 안 봤어. 하도 주변에서 ‘어떻게 아내 작품을 안 보냐’ 해서 ‘풀하우스’만 밤새우며 봤지.”
▽원=“부부싸움 해서 내가 말을 안 걸어줘 심심하니까 어쩔 수 없이 본 거지.(웃음) 당신이 어쩌다 작품에 관해 말하면 겉으로는 안 듣는 척하지만 누구 말보다 기억에 남아.”
사람들은 두 사람의 만화가 사랑하는 사람의 심리를 절절히 집어낸다고 칭찬한다. 아는 만큼 표현한다는데 서로 과거에 대한 의심이 없을까?
▽강=“절절하다고 모두 작가의 경험치로 연결하는 건 오류지. 풀하우스 보고 내가 ‘이 여자 결혼 전에 이런 경험 많나 보지’라고 생각할까?”
▽원=“순정 만화가들 반 이상은 연애 경험 없잖아. 상상력이 오히려 더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 경험 못하면 판타지가 생기거든.”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