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17일]‘이퀼리브리엄’ 외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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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

SF 영화에 있어서 ‘매트릭스’는 혁명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이퀼리브리엄’도 마찬가지다. 개봉 당시 영화의 메인 카피가 ‘매트릭스는 잊어 달라’였으니, 사정은 알 만하다. 결론부터 말해 ‘이퀼리브리엄’은 ‘매트릭스’의 피를 잘못 수혈한 돌연변이 같은 영화이다. 암울한 미래 사회에 대해 위험한 상상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때는 제3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의 정서가 전쟁의 근원이라 생각한 수뇌부가 감정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시간에 맞춰 알람이 울리면 사람들은 ‘리브리엄’이라는 약물을 주입해야 하고 책, 그림, 음악과 같은 모든 예술 관련 물품을 가지는 것이 금지된다. 발견 즉시 소각된다. 사람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최고의 특수 요원이 점차 감정을 갖게 되었다는 것. 이제 체계를 지키던 하수인이 체계를 전복하는 저항 세력으로 변신한다.

중요한 것은 전복의 과정이다. 전체주의에 저항하는 자유주의자의 항거라고 하기엔 동료들을 대상으로 한 살상행위가 가혹하다.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니 말이다. 전쟁의 필요성을 강변하는 듯 작품은 중요한 윤리적 잣대 앞에서 무력해지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스턴을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은 옹호할 수밖에 없다. 크리스천 베일은 사유하는 액션, 고뇌하는 미래사회 주인공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전개해 나간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건 카타’라는 무술이 나오는 장면. 이 한 장면만으로도 색다른 액션 문법에 대한 기대는 충족시켜 준다.

★★★(만점 별 5개)

◆브로드캐스트 뉴스

제임스 브룩스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를 색다른 느낌으로 혁신해 낸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 관객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로 잘 알려져 있다. ‘브로드캐스트 뉴스’는 두 연인의 사랑을 TV 뉴스룸의 긴장감으로 그려 내고 있다. 앵커와 PD의 윤리적 대립을 통해 사랑은 좀 더 폭넓은 각도로 확장된다. 윌리엄 허트, 홀리 헌터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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