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수상자는 24명이, 장려상은 60명이 선정됐다.
‘책읽기 한마당’은 10월10일부터 11월 20일까지 강남구전자도서관(http://ebook.gangnam.go.kr)을 이용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독후감을 제출토록 했다. 이 기간 모두 5156편의 독후감이 접수됐다.
동화작가 시인 평론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 9명은 예심을 통과한 450편을 대상으로 중간심사를 해 심사위원별로 10편의 작품을 가려냈다. 심사위원들은 이들 90편을 대상으로 다시 심사를 벌여 수상작을 뽑았다.
심사위원장인 강정규(동화작가) 씨는 “심사를 할 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 남의 것을 베끼거나 짜깁기하고 어른들이 손을 봐준 글이 상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이에 따라 입상권에 든 작품을 놓고 참가 학생과의 전화상담을 통해 학생 자신의 창작품인지 모방작인지를 가려내는 절차를 밟기도 했다.
시상식은 27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남구청 교육원청사(옛 강남구청)에서 열린다. 수상작 전문은 동아닷컴(www.donga.com) 어린이동아 코너에서 볼 수 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닭들에게 미안해…‘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문소연▼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은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도서실 당번이라 청소를 끝내고 책을 살펴보다가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표지에 그려진 닭이 꼭 우리 집 닭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책을 읽었는데 잎싹이라는 닭이 너무 불쌍하면서 대견스럽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우리 집 닭이 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알을 낳으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날달걀을 드시고 남은 것은 계란 프라이를 해 먹었기 때문이다. 마치 5학년 때 배운 시처럼 나도 닭들에게 미안해졌다. 우리 집 닭들도 자신이 낳은 알을 품고 싶을 텐데. 그래도 우리 집 닭들은 씩씩하게 알을 잘 낳는다.
우리 집은 가족이 셋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가족의 전부이다. 밥은 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하고 설거지는 주로 내가 한다. 식사를 할 때 나는 계란 프라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달걀을 아꼈다가 특별히 나에게만 프라이를 해준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맛있게 먹었는데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나서부터는 달걀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달걀도 생명을 지닌 존재라는 생각을 하였다. 잎싹이라는 암탉이 얼마나 자신의 알을 품고 싶어 하는가를 책을 통해 가슴 아프게 알게 되었다. 잎싹의 꿈인 알을 품어 병아리를 보는 것, 그것이 잎싹에게는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꿈이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내가 먹는 달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중략)
잎싹의 일생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특히 생명의 소중함과 꿈이 왜 중요한가를 알게 해 주었고 또 하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주었다. 첫째로 생명의 소중함은 잎싹이 초록머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데도 두려워하지 않고 족제비와 맞서는 것이다.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내놓는 모습에서는 눈물이 나도록 감동적이었다.(중략)
‘마당을 나온 암탉’인 잎싹처럼 나도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자신의 꿈을 위하여 모든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겨 나가야겠다. 늘 약하다는 핑계로 운동장에 나가 뛰어놀기를 포기한 나는 어쩌면 날기를 포기한 집오리나 닭과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내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나도 운동장에서 건강하게 뛰놀 수 있을 것이다. 잎싹이 자신의 꿈을 이룬 것처럼 나도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심사평▼
대상 작품 6편 중 문소연 양의 ‘닭들에게 미안해’는 자신이 낳은 알을 품고 싶은 소망을 가진 닭 잎싹을 동화책에서 만난 뒤로 집에서 기르는 토종닭의 알을 빼앗아 먹는 일이 미안해졌다는 마음이 진솔하게 전해졌습니다. 잎싹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꿈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는 고백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입상을 하지 못한 대부분의 작품은 줄거리를 요약하는 데 그치거나, 책읽기를 반성의 계기로 삼고 교훈을 찾아 앞으로 잘하겠다는 각오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책에 나오는 문장을 자신의 생각처럼 차용해서 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백자 항아리처럼 미끈하게 잘 다듬은 글보다는 뚝배기처럼 거칠더라도 어린이다운 생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소박하고 진솔하게 담아낸 글이 진한 감동을 준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수상한 어린이들을 비롯하여 참가한 모든 어린이가 ‘책 읽는 습관이 자신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말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심사위원회 위원장 강정규 외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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