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기교는 자연美를 따를 수 없다… ‘대교약졸’

  • 입력 2005년 12월 24일 03시 02분


◇ 대교약졸/박석 지음/447쪽·2만1000원·들녘

‘크게 솜씨가 좋은 것은 마치 서툰 듯하다(대교약졸·大巧若拙).’

대자연은 사람들의 솜씨로 만든 인공물에 비해 일견 서툰 듯이 보인다. 그러나 자연이 만든 아름다움은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성경’에도 화려함의 극치인 솔로몬의 영화가 들에 핀 백합꽃 한 송이만도 못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중문학자이자 명상가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방대한 중국문화를 ‘도덕경’의 한 구절인 ‘대교약졸’을 키워드로 읽어낸다. 그는 이 말이 단순히 인위적인 기교를 버리고 무위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의미 정도가 아니라 ‘졸박함과 기교의 나선형적 통합’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있음을 밝혀낸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 중국 4000년 역사의 문학 회화 음악 건축 태극권 선종 유교 등이 어떤 미학적 특징을 갖고 있으며, 서양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해석한다. 또한 이 관점을 통해 중국문화와 다른 한국문화의 특징도 밝혀낸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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