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철학의 눈으로 본 세계사… ‘철학, 역사를 만나다’

  • 입력 2005년 12월 24일 03시 02분


◇ 철학, 역사를 만나다/안광복 지음/208쪽·9800원·웅진지식하우스(고교생 이상)

고교 철학교사인 저자 스스로도 서문에서 밝혔듯 철학은 많은 학생들에게 ‘지혜를 가장한 수면제’가 되기 쉽다. 암기 위주의 역사도 마찬가지. 그런 철학과 역사가 만나면?

제목만 보면 한숨부터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계사의 주요 순간을 철학으로 포착해 설명한 이 책은 (놀랍게도!) 재미있다. 딱딱한 철학 용어 대신 평이한 단어와 문장으로 풀어쓴 덕분에 쉽게 읽히는 것도 장점이다.

데카르트의 사상이 어떻게 신에게서 인간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17세기 ‘이성의 빅뱅 시대’를 열게 됐는지, ‘마이너’ 철학이었던 노자의 사상이 왜 21세기에는 각광받고 있는지를 읽다 보면 역사의 큰 흐름과 시대의 변화도 꿰뚫게 된다. 프랑스혁명과 로크의 ‘사회계약설’을 설명한 대목에서는 “철학은 폭동과 혁명을 구분 짓는 중요한 잣대”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교실에서 배우는 철학과 역사가 어렵고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고교생은 물론 철학과 역사에 대한 상식을 넓히고 싶은 성인이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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