슘페터 총서의 첫 권으로 번역된 ‘경제발전의 이론’은 혁신 개념을 처음 제기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 책에서 경제발전을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변화로 설명하는 마르크스의 유물론에 대항해 기업가의 비전과 혁신이야말로 경제발전의 근본 원인이라고 설파한다.
평균적인 합리적 경제주체는 국민경제의 ‘순환’에 순응하기 때문에 진정한 잉여가치를 생산하지 못한다. 기업가의 혁신적 활동은 그 순환하는 국민경제의 궤도를 변경시킴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경제발전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 발전을 설명하기 위해 토머스 쿤이 도입한 ‘패러다임’의 논리 전개와 놀랍도록 닮지 않았는가. 역자(한신대 경제학과 교수)의 성실한 번역도 돋보인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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