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프로가 뽑은 프로]<4>가요

  • 입력 2005년 12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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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 장의 음반을 내 6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3인조 남성 그룹 ‘SG워너비’가 ‘2005년 최고의 가수’로 선정됐다.

‘SG워너비’는 동아일보가 음악평론가, 지상파 방송사 음악프로그램 PD, 음악 전문 잡지 기자, 온라인 음반시장 관계자 등 23명을 대상으로 ‘최고의 가수’를 물은 결과 총 5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SG워너비’는 또 ‘2005년 최고의 노래’ 부문에서 ‘살다가’로 2위, 2005년 최고의 음반 부문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SG워너비’는 올해 3월 발매한 2집 ‘살다가’가 47만여 장 팔려 음반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 타이틀 곡 ‘살다가’를 비롯해 ‘죄와 벌’ 등이 잇달아 히트했다. 설문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SG워너비’의 음악을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5년 최고의 가수’ 2위에는 3표를 얻은 김종국이 뽑혔다. 그는 ‘제자리걸음’, ‘사랑스러워’ 등을 히트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김종국은 지상파 방송사 PD들에게서 지지를 받았다.

○‘SG워너비’, ‘두 번째 달’… 각 부문에서 높은 점수

‘2005년 최고의 음반’ 부문에서는 8인조 월드뮤직 밴드 ‘두 번째 달’의 데뷔 음반 ‘세컨드 문’이 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 달’은 이 밖에도 ‘2005년 최고의 신인가수’ 부문 2위, ‘2005년 최고의 가수’ 부문 공동 3위 등을 차지했다.

‘두 번째 달’은 2004년 1월 결성된 다국적 그룹. 아이리시 휘슬, 만돌린, 아프리카 타악기 등을 이용해 월드 뮤직을 선보였다.

6월 데뷔 음반 ‘러브 레코드’를 내놓은 5인조 솔 펑크 그룹 ‘윈디 시티’는 ‘2005년 최고의 음반’ 부문에서 4표를 얻어 2위, ‘2005년 최고의 신인가수’ 부문에서는 3표를 얻어 ‘두 번째 달’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최고의 노래로는 윤도현의 ‘사랑했나봐’가 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7년 만에 재결합한 남성 듀오 ‘패닉’의 ‘로시난테’와 ‘SG워너비’의 ‘살다가’가 뒤를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번 설문에서 가장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은 ‘2005년 최고의 신인가수’ 부문. 음악성과 실험성이 강한 ‘윈디 시티’ ‘두 번째 달’을 제치고 5인조 아이돌 그룹 ‘SS501’이 4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온라인 음반시장 관계자들이 지지한 이들은 “아이돌 스타이긴 하지만 올 한 해 인기몰이를 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는 평을 얻었다.

‘2005년 가장 과소평가된 가수’로는 6인조 그룹 ‘정원영 밴드’가 4표로 1위를 차지했다. 재즈피아니스트 정원영은 동덕여대와 서울예대에서 그에게 강의를 들은 제자들과 함께 10월 미니 음반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 음반에 대해 “대중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음악시장의 성장… 올해 최고의 이슈

응답자들은 올 한 해 가요계 최고 이슈로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과 그로 인한 음반 산업의 침체를 1위(7표)로 꼽았다.

반면 오프라인 음반시장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판매량 50만 장을 넘긴 음반이 한 장도 나오지 않는 부진을 보였다.

2위는 6표를 얻은 ‘MBC 음악캠프 성기 노출 사건’. 응답자들은 “한 밴드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인디 음악 전체를 욕 먹였다”며 인디 음악 위축에 대해 염려했다.

3위는 4표를 얻은 ‘리메이크 열풍’.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메이크 앨범에 대해 “옛것을 거울 삼아 새롭게 창조하려는 가수들의 노력”이라는 찬성론과 “상업주의에 물든 기획 음반”이라는 반대론으로 팽팽히 맞섰다.

이 밖에 남성 듀오 ‘패닉’의 7년 만의 재결합, 채연 등으로 대표되는 여가수들의 섹시 콘셉트 열풍, 조용필의 평양 공연 등이 가요계 화제로 꼽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최고의 가수 ‘SG워너비’▼

“주위 모든 분에게 죄송한 마음이에요. 데뷔한 지 이제 겨우 2년인데, 바로 최고의 가수에 뽑히다니….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저희보다 더 실력 있는 선배 가수 분들이 많잖아요.”

대중음악평론가, DJ 등 대중음악 전문가들에게서 5표를 얻어 올해 최고의 가수로 뽑힌 ‘SG워너비’(사진). 그룹의 리드 보컬 김진호(19·가운데)는 선정 소식을 듣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걱정스럽다는 반응으로 말을 이었다. 그는 “‘살다가’가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꼽혀 골든디스크상 대상을 받은 이튿날도 모든 게 믿기지 않아 하루 종일 노래 연습만 했다”고 인기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냈다.

‘SG워너비’의 목표에 대해 그는 “작사, 작곡, 프로듀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도 노래 실력이 부족해 노래 연습에 전념하고 있다”며 “음반을 7장 정도 내면 노래가 완벽해지려나…”하고 웃었다.

▼최고의 음반 ‘세컨드 문’▼

“올해 최고의 음반이요? 완전 영광이죠. 저희는 그냥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집에서 편하게 만든 음반인데 좋게 평가해 주시니 어리둥절하네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두 번째 달’의 리더 김현보(33)는 “‘세컨드 문’(사진)은 상업적 성공이나 음악평론가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음반이 아니었는데 신기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월드 뮤직이라는 장르로 연주 음반을 낸 것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연주 음반, 그것도 월드 뮤직 장르가 소개된 적이 거의 없었죠.”

‘두 번째 달’은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 음악을 다양하게 들려 준다”는 취지로 2004년 1월 결성됐다. 아일랜드 출신의 린다 컬린, 브라질 출신의 발치뇨 아나스타시오 등 외국인들도 포함된 이 다국적 그룹은 아이리시 휘슬, 바이올린, 만돌린, 기타가 어우러져 독특한 음악을 빚어낸다.

지난해 MBC 드라마 ‘아일랜드’에 삽입된 ‘서쪽 하늘에’라는 곡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올해 1집 음반에 수록된 ‘더 보이 프롬 원더랜드’는 화장품 광고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들(무순)

남무성 박은석 박준흠 서옥선 성우진 임진모(이상 대중음악평론가) 김광한 배철수(이상 DJ) 김엽 남태정 조정선 한봉근(이상 MBC PD) 민의식(SBS PD) 이동희(KBS PD) 김양수(월간 ‘페이퍼’ 기자) 양중석(월간 ‘오이뮤직’ 기자) 원용민(월간 ‘오이뮤직’ 편집장) 조성진(월간 ‘핫뮤직’ 편집장) 김창남(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하춘(KTF ‘도시락’ 뮤직사업팀장) 신원수(SK텔레콤 뮤직사업팀장) 이삼수(LG텔레콤 ‘뮤직온’ 뮤직전략팀장) 이점숙(벅스뮤직 음악사업팀장)

▼인터넷선 ‘동방신기’ 질주▼

누리꾼들은 달랐다. ‘2005년 최고의 가수’로 대중가요 전문가들과는 달리 5인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손을 들어주었다.

동아일보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은 11월 15∼25일 ‘2005년 최고의 가수’ 등 6개 질문에 대한 인터넷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1만8424명이 답한 ‘2005년 최고의 가수’에서 5517표를 얻은 ‘동방신기’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종국이 2위(3588표), 5인조 그룹 ‘버즈’가 3위(3213표)를 차지했다. 음악 전문가들이 ‘2005년 최고의 가수’로 뽑은 ‘SG워너비’는 2704표를 얻어 4위에 그쳤다. 반면 ‘프로가 뽑은 프로’에 참여한 대중음악전문가 23명은 단 한 명도 ‘동방신기’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인터넷 응답자의 연령 성 분포와도 관계있는 결과. 응답자 1만8424명 중 10대가 1만 2093명, 여성은 1만5448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가요계가 살아 나려면 10대 위주의 문화로 흘러가는 것보다는 30, 40대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인정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2005년 최고의 노래’에는 김종국의 ‘제자리걸음’이 1위로 꼽혔다. 총 1만3189명이 응답한 이 설문에서 김종국은 3923표를 얻어 3275표를 얻은 ‘SG워너비’의 ‘살다가’를 근소한 차로 따돌렸다. 3위는 2167표를 얻은 윤도현의 ‘사랑했나봐’가 차지해 이 부문에서는 누리꾼들의 생각과 음악 전문가들의 의견이 비슷했다.

올해 최고의 이슈로는 ‘소리바다 음악파일 다운로드 서비스 가처분 결정’이 뽑혔다. 총 1만1979명이 참여한 이 설문에서 ‘소리바다’ 사건은 4734표를 얻었다. MBC 대학가요제가 배출한 그룹 ‘익스’와 보컬 이상미의 인기 열풍이 2178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KTF 뮤직사업팀 김하춘 팀장은 “음반 구매보다 ‘다운로드’가 더 익숙한 10, 20대 인터넷 세대에게는 ‘소리바다 가처분 결정’이 최고의 불만사항임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2005년 최고의 가수
가수득표수백분율(%)
‘동방신기’551729.9
김종국358819.5
‘버즈’321317.4
‘SG워너비’270414.7
휘성16058.7
투표 참여 총 인원: 1만8424명

2005년 최고의 노래
가수-곡목득표수백분율(%)
김종국 - 제자리걸음392329.7
‘SG워너비’ - 살다가327524.8
윤도현 - 사랑했나봐216716.4
모세 - 사랑인 걸7845.9
조성모 - Mr. 플라워7115.4
투표 참여 총 인원: 1만3189명

2005년 최고의 이슈
이슈득표수백분율(%)
소리바다 음악파일 다운로드서비스 가처분 결정473440.1
MBC 대학가요제 대상 ‘익스’ 열풍217818.5
발라드 곡 강세213818.1
섹시 여가수 전성기11219.5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의 인기9548.1
투표 참여 총 인원: 1만197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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