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얼음 공주’아나운서가 말하는 2005&2006

  • 입력 2005년 12월 29일 03시 01분


김재명 기자
김재명 기자
차가운 표정에 싸늘하면서도 건조한 말투, “공부하세요.” 허리를 꼿꼿이 세워 고고하게 가부좌를 틀고, 한 손에 든 빨간 깔때기로 남성 연예인을 때리며 날리는 가학성 멘트, “틀렸습니다.”

누구보다 인상적인 2005년을 산 ‘얼음공주’ 노현정(26) 아나운서. 그녀는 올해 초 KBS2 ‘상상플러스’의 ‘세대공감 OLD&NEW’ 코너를 맡아 자기만의 스타일을 선보이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녀의 학창시절 사진 등 소소한 사생활 정보가 인터넷 검색어 순위 톱을 차지하며 퍼졌을 정도.

2005년의 키워드 노현정 아나운서를 한 해가 저물어가는 27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만났다.

○2005년 노현정

―노현정 본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얼음공주 이미지와는 달리 활달하고 잘 웃고 적극적인 O형 스타일입니다. 철두철미하거나 냉정하지 않아요. 단지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을 뿐이죠. 그래도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다고 할까요?”

―올해 ‘노현정 붐’의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주변에서 ‘너무 뜬 거 아니냐’고 자꾸 말씀들 하시는데…. 사실 저는 인기 잘 모르겠어요. 편의점에서 사람들이 알아보긴 하지만.(인터뷰 중에도 행인들이 카메라 폰으로 그녀를 찍기에 바빴다) 틀에 박힌 듯한 단아함, 정형화된 아나운서 이미지와 달리 아나운서 같으면서 아나운서가 아닌 듯한 모습 때문 아닐까요?”

‘세대공감 OLD&NEW’ 제작진은 구세대 언어와 신세대 언어를 전달하는데 아나운서까지 웃으면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지게 될 것을 우려했다. 그녀가 얼음공주가 된 이유다. “공부하세요”라고 외치는 노현정, 그녀를 웃겨 무너뜨리려는 탁재훈, 이휘재의 개그, 가끔 웃음을 절제 못하고 무너지는 노 아나운서의 인간적 매력이 정반합을 이뤘다. 우연한 시작이 최고의 결과를 낳은 것.

인기는 구설을 낳기도 했다.

―고교 시절 사진이 인터넷에 돌며 현재 모습과 비교되는 등 누리꾼(네티즌)들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되지 않나요.

“그저 열심히 살을 뺐을 뿐인데…. 최근에는 제 얼굴과 한예슬(탤런트) 씨 사진을 합성한 걸 봤어요. 에일리언 같더라고요.(웃음) 근데 신경 안 써요. 머리 아프잖아요. 사실 제가 좀 둔감해요.”

○2006년 노현정

―한창 연애할 나이인데, 청춘사업은 어떤가요.

“저는 웃는 모습이 예쁜 남자가 좋아요. 약간 둥글둥글한 사람요. 사람 좋아 보이는 스타일에 마음이 넓고 인생을 즐기는 사람. 하지만 지금은 여유가 없네요.”

―2006년에도 같은 이미지를 유지하면 시청자들이 식상해하지 않을까요.

“인기를 얻으면서도 ‘내가 사랑 받을 만큼의 능력이 있나’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아 때론 행복하지 못했죠. 이제까지의 노현정이 이미지로만 사랑을 받았다면 2006년에는 ‘진짜 아나운서 맞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빌딩이 무너졌다’고 외칠 때 농담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사실로 느껴져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신뢰감 넘치는 아나운서요.”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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